2024년 4월호

이동

아이를 지혜롭게 꾸짖는 방법 ③

  • 1999-03-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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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숴 놓으면 다시는 안 사줄 거야”

장난감을 부순다고 꾸짖기보다는 고치도록 도와주라.
애써 사준 장난감도 소중한 것은 맨 처음뿐, 불과 몇 달이 안 가서 본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는 것이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운명이다.
특히 펜치나 드라이버를 다룰 줄 아는 아이의 경우, 장난감의 나사를 풀어 산산조각으로 만들기 일쑤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유쾌할 까닭이 없다. 자기도 모르게, “또 부숴 놓으면 다시는 안 사줄 거야.”라고 한마디쯤 해야 시원하다. 그러나 이 말을 잠시 참고, 아이가 그저 장난감을 부수는 것인지 아니면 ‘분해’하고 있는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떤 까닭으로 장난감을 산산조각나게 했는지를 안 후에 적절한 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온통 호기심 덩어리이다. 장난감을 부수는 아이 가운데 대다수가 그 장난감 속의 생김새가 궁금해서 뜯어보는 것이다. 그런 아이의 호기심을 인정하지 않은 채, 물건을 부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꾸짖는다는 것은 뭔가 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신경질을 부리며 장난감을 마구 때려부수면 문제가 다르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지적 호기심이 보인다면 꾸짖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분해된 장난감을 모으며, “처음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 볼까?” 하고 그것을 아이가 조립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경우 분해하기는 쉽지만 원래 상태로 다시 조립하기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주면 아이는 속에 든 장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가 있는 동시에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법도 배우게 된다.
아이가 하는 행동은 반드시 학습과 이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런 아이들의 행위에 부모가 제재를 가해 학습 의욕이 시들어지게 할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