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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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방자치 연수를 다녀와서 - 박영림

  • 1997-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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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영 림 / 북구청 부구청장

지난 2월 11일부터 20일까지 9박 10일간 내무부 지방자치 단체 국제 재단이 실시한 고위정책 관리자 미주과정 해외 연수단의 일원으로 미국의 지방자치를 연수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3년째를 맞고 있고, 21세기로 향한 길목에서 선진 지방자치 행정의 연수는 대단히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요약 보고 드리오니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연수의 목적은 미국의 주정부와 기초자치 단체와의 기능 역할 사무분장 등에 관한 사항을 연구하고 교통분야, 특히 도시교통 해결 방안과 도로관리,쓰레기 처리장을 비롯한 환경관리 등을 중심으로 지방자치 단체의 주요 관심사항에 중점을 두었다.
공식 방문기관은 뉴욕주,뉴욕시,알바니시(뉴욕주수도),웨체스카운티,발티모아시(메리랜드주)이고, 관광차 뉴욕주 북쪽에 있는 버펄로시, 세계적 관광지 나이야가라 폭포가 있는 나이야가라주,미국의 수도 워싱톤을 방문하였다.
우리는 당일 뉴욕 도착 즉시(14시간 비행) 뉴욕시청 방문을 시작으로 꽉 짜인 일정에 따라 강행군하였으며, 또한 시차 적응이 어려워(일주일 계속됨)방문기관 마다 자치현황을 청취하고 소상히 파악하기란 무리였었다.
특히 미국의 지방자치는 300년이란 긴 세월속에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지방자치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의 지방자치 단체는 계층과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자치형태도 자치단체별로 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에 간략히 정리 보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본 보고는 극히 제한된 내용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미국의 지방자치는 철저한 주민자치 의식에서 출발한다. 우선 기초자치 단체를 우리나라는 지방자치 단체라 부르지만 미국은 지방정부(Local Government)라고 부르기 때문에 독립적(獨立的)이고 자립적(自立的)인 관념을 준다.
민선에서 선출된 장은 기초 자치단체별로 자치법규(自治法規)에 따라 외부의 간섭없이 지방자치 행정을 자기 책임하에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그 형태는 자치단체별로 다르고 복잡하다. 미국의 주(State)는 우리나라 國家와 같고 뉴욕시의 경우는 뉴욕주의 특별시로서 미국의 일반시(City)와 달리 우리나라 서울특별시와 같다. 뉴욕주의 웨체스카운티(County)는 6City 14Town 23Village를 포괄하는 지방정부이나 우리나라 군과 같은 지방자치 단체가 아니라 일선 지방정부(City,Town Village)를 지원하기 위한 주정부의 보조기능을 담당하는 준자치 행정 계층으로 볼 수 있는데 의회도 구성되어 있어 특수한 자치정부다.
인구가 몇 안되는 Village(예 28세대)도 선출직 장과 의회,공무원이 있다 -(민원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근무 일자를 정하여 근무).
이는 지방자치 행정이 확실히 주민 자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정부의 현황은 1연방정부와 50개 주정부 86,743개 지방정부(카운티 3,043개.지자체 19,296개. 타운 16,666개.학교구 14,556. 특별구 33,131개)로 되어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많은 기능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우리나라 자체단체가 갖고 있지 않은 지방경찰, 교육, 교도, 환경 등 업무를 지방정부가 직접 관장하고 있으며, 과장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은 직접 임용하는 인사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비서실은 많은 인력(100명)으로 구성된 직속기관으로 사업추진부서의 모든 업무를 빠짐없이 파악 추진할 수 있게 되어있다. 특히 지방정부와 의회는 상호견제속에 엄격히 독립기관으로 상호존립하고 있으며 주(州)의 상원의장은 부지사가 되고 주지사는 일주일에 두세번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에게 행정을 공개하고 비판을 받는 그야말로 책임행정을 수행한다.
공무원의 구성은 여성이 주류를 이루고 Power도 막강하다. 뉴욕시의 경우 여성이 75%나 되고 비서실의 실장과 과장급 이상이 대부분 여성이다.
비서실의 일은 매일 집행부서의 업무 추진상황을 확인하여 시장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업무 감시와 파악으로 시장의 업무차질을 막고 강력한 업무 추진을 할 수있도록 보좌한다.
여성실장을 비롯한 간부여성은 하나같이 브리핑을 잘하고 남자들 못지 않게 유능해 보였다. 이유를 알아보니 이들은 주로 변호사,교사 등 사회지도층 에서 발탁된 사람이라고 한다.
뉴욕시청방문에서 실망스러웠던 일은 브리핑 장소가 너무 협소하여 불편하였으며 정부시장은 물론 행정실무 부서의 간부들마저 나타나지 않고, 물 한잔도 대접받지 못해 우리의식과 생활 양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감내하였다. 공무원 신분은 정무직과 직업 공무원으로 구분되고 과장급이상은 정무직(Unclassified)으로서 과장은 기관장이 직접 임용하고 국장급 이상은 의회동의를 얻어 임용한다.
직업 공무원(Civil Service)은 공개 채용하되 변호사,간호사등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고 정년제도가 없으며, 보수는 매년 3% 정도의 승급과 근무실적에 따라 기관장이 결정한다.
특히, 정무직은 기관장이 바뀔 때 교체 되는데 업무의 일괄성을 유지키 위해 보통 20∼30% 교체된다고 한다
청사 출입과 감시제도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청사 출입구마다 권총을 찬 청경의 감시하에 감시 카메라가 있고, 공항출입때 보는 감시대를 통과하여 출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특히, 볼티모어시 같은 경우는 입구가 한 사람이 통과 할 수 있는 문으로 되어있고 그것마저 평소 닫혀져 있어(들어가면 홀이 있음) 관공서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회의마저 들었다.
권총을 자유로 소지 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치안상 부득이 한 조치라 생각되나 청사를 자유롭게 개방하고 출입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미국사회의 이면을 재조명 해 볼 수 있었다.
지방정부 예산은 연방정부,주정부의 교부금과 자체 재산세로서 구성되고 연간 세출액이 정해지면 세입은 일정액의 교부세와 재산세로서 충당하는데 재산세 연간증액은 일정 비율이상으로 의회에 승인을 받을 수 없으므로 세출액을 재산세로 충당 못할 때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재정파탄을 가져오기도 하는데 이때는 공무원 감축이나, 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일을 도와주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자치정부는 자체재원 확보를 위해 경영마인드로 갖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자치단체별 연간 주민소득(GNP)수준은 다르고 이는 지방자치 단체장의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참고, 자치단체 주민소득,뉴욕시 16,281$.뉴욕주 16,222$.알바니시 11,525$.볼티모아시 11,994$.웨체스카운티 35,945$.미국 24,700$) 각 자치정부의 쓰레기 처리는 넓은 영토을 갖고 있는 덕분으로 매립에 의존하고 있으며 뉴욕시의 경우 생활쓰레기는 현재 스테틴 섬에 매립하고 있으나 앞으로 2002년경에는 독일식이나 일본식의 소각처리를 할 계획으로 있다.
웨체스터카운티시의 자원재활용 센타(Metrial Recovery facility)는 지역내 재활용품을 수집,운반 처리과정을 거쳐 외부로 반출하는 과정을 하나의 System에 의하여 시범적으로 처리하고 있어 많은참고가 되었다.
볼티모아시의 하수처리 공장은 88만명의 생활오수를 생활오수로관을 통해 집수하여 여러 공정을 거쳐 마지막에 강물에 투입되는데 고기가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생활용수는 지역적으로 넓고 호수가 많아 깨끗한 원천수로 공급받고 있어 부러웠다.
교통문제는 우리나라와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였다. 뉴욕시의 경우 아침,저녁 러쉬아워 시간에는 버스전용차선제를 실시하고, 특히 대중버스외 관광버스는 진입할 수 없게 규격장치가 되어있다. 맨하탄 지역의 교통은 주로 일방 통행이고 정차는 10∼30분 정도 정차시간제(표말)로 되어 있으며 신호등은 무시된 채 보행위주의 교통으로 변하고 있어 법치국가에 있어서 아이러니칼한 현상으로 받아 들어졌다. 지방행정 수요는 주로 공해,환경,교통,도로,공공시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나이야가라주의 경우 6개월간 눈이 오기 때문에 예산의 25%를 도로관리에 투입하고 뉴욕시의 경우 교통,공공건물,공원,도로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
끝으로 미국방문을 통해 각인된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워싱톤은 미국 민주정치의 산실이며 고장이였다.
도시전체가 공원화 되어 있고, 미국의회의 건물을 중심으로 도시가 바둑판처럼 형성, 의회 건물 높이 이상은 건물을 지을수 없기 때문에 어디서나 의회 건물은 보인다. 장엄한 흰색 건물내는 미국 역사에 남는 인물들의 동상과 역사적 그림으로 장식되어 정의롭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건물 뒤편으로 넓은 광장과 호수 그 앞으로 위싱톤 기념탑이 50개주의 나부끼는 성조기에 둘러싸여 있고, 그 앞으로 링컨 기념관.제프슨 기념관 있으며, 링컨의 근엄한 동상에서 의회를 주시하며 민주주의 정신을 암시하는 모습은 오늘날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을 지키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도시전체가 의회 민주주의 원칙을 고수하도록 계획적으로 설계되어 있어 느낀 바 크다
미국 성조기는 자랑스럽고 성스럽게 관리되고 있었다. 관공서,공원,주요건물 어딜가나 성조기는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있었다. 뉴욕 맨하턴 대서양입구 자유여신상이 있는 공원에는 자유 여신상과 성조기만 커다랗게 보였다. 건물마다 건물의 규모에 맞게 조화롭게 깨끗이 24시간 게양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미국의 긍지와 단결 그리고 애국의 뜻을 기리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은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자 동상의 전시장이다. 맨하턴의 웅장한 고대 유럽식의 건물은 건물마다 최고의 기술을 동원 섬세하고 튼튼한 영구건물로 건물 간에 공간없이 건축이 되어 토지를 잘 이용하는 것 같았으며 뉴욕주 청사 건물안과 미 의회 건물내에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 각 도시마다 공원내 동상,링컨.제프슨 기념관의 동상은 잘 보존,관리되고 역사의 교육장으로 많은 사람이 관람하고 있었고, 특히 링컨이 피살된 극장도 그대로 두어 역사의 현장을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운집하고 있었다.
미국의 지방자치는 출발 과정부터 우리와는 다르고 정치,문화,사회 등 전반에 걸쳐 행정,환경부터 다르기 때문에 우리와는 많은 거리가 있다.
미국은 정의와 법치가 지배하는 나라라면 우리는 아직도 도덕과 윤리가 생활기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다원화 되어 가는 사회에 적응되는 21세기에 걸맞는 지방자치 행정을 창조하기 위해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공무원 모두가 여건이 허락한다면 견문을 넓히는 연수의 기회가 있기를 바라마지 않으면서 끝을 맺습니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