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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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무단투기로 도시 ‘몸살’

  • 2002-04-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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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는 도시환경 훼손에 그치지 않고
이웃간 상호불신과 행정력 낭비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북구지역도 지난해 무단투기 과태료가 2000년 315건,2천340만원에 비해 210% 증가한 664건, 5천125만5천원에 이른다.
북구지역의 청소예산은 지난해 기준 79억2천8백만원이다. 주민들에게서 거두어 들이는 예산은 종량제 봉투 판매 수익금 26억3천6백만원과 무단투기 과태료 5천1백25만원 등으로 50억원이 적자인 셈이다.

“양심을 버리시렵니까? 사랑하는 자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줍시다"
지역공동체의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별뾰족한 답을 찾기란 어려운 실정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무단투기자의 양심에 호소하는 문구다.
부산시 전체 지난 한해동안의 무단투기 적발 건수는 2만1천여건이며, 과태료 부과가 1만2천여건으로 2000년에 비해 각각 2%, 24% 가량 늘어나는 등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구지역도 지난해 무단투기 과태료가 2000년 315건, 2천340만원에 비해 210% 증가한 664건,5천125만5천원에 이른다.
북구지역의 청소예산은 지난해 기준 79억2천800만원이다. 주민들에게서 거두어 들이는 예산은 종량제 봉투 판매 수익금 26억3천600만원과 무단투기 과태료 5천125만원 등으로 50억원이 적자인 셈이다.
무단투기로 인한 예산낭비를 살펴보면,
무단투기된 쓰레기의 생곡쓰레기장 반입량은 1,547t이다. t당 처리비용이 14,000원임을 감안할 때 이 비용만해도 2천1백65만원인 셈이다. 여기에다 공공쓰레기 봉투비용과 수거 인력, 감시인력, 포상금 지급 등 무단투기로 인해 낭비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쯤 이르자 북구청은 지난 3월 7일 무단투기 주민자율감시단을 발족했다. 주민자율감시단은 무단투기로 인해 지저분해지는 환경을 지키는 환경 파수꾼으로써 문제의 상습무단투기지역인 관내 89곳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상습무단투기 지역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치운 뒤에도 또다시 쓰레기가 쌓이는 곳을 말한다. 문제의 지역에 쌓인 쓰레기가 수거되기까지 몇일동안 방치되면서 냄새까지 풍기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큰 피해 를 입고 있다.
상습투기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 최은희씨는 “어차피 인근에 사는 이웃중 누군가 버렸을 것 같아 상호간 불신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쓰레기를 보고서도 종량제 봉투 비용이 부담스러워 치우기가 겁나고 점점 내집앞이나 동네 쓸기도 안된다"고 무단투기로 인해 지역공동체 의식이 저하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문제는 투기범들이 주로 밤 늦은 시각에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는 것. 그렇다고 야간 잠복근무를 하거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그동안 무단투기를 단속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이를 의식해 우산을 쓰고와서 몰래 버리는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었다.
무단투기 단속반으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은 “야간을 틈타 절대 적발되지 않도록 증거를 남기지 않고 지능적으로 버리고 있다"면서 “상습투기지역을 순찰하지만 야간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무단투기 전담인력 6명으로 상습투기지역을 단속하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청에서는 특별한 대책은 없이 그때그때 쓰레기를 걷어가는 선에서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 무단투기 상황은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단속노력과 함께 주민스스로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결합되어야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 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내집앞 쓸기, 동네를 청소하는 모습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