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선진국의 소비문화 탐방 - 독일

  • 1997-04-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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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10%이상 높입시다
열번을 돌아보지 않고는 구매하지 않는다.
독일에는 11월초면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베를린 쿠담거리에서 열리는 주말의 벼룩시장. 여느 곳과 다름없는 이곳에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자신이 쓰던 장난감 몇 개를 놓고 파래진 입술로 앉아 있다. 장난감과 바꿔 롤러스케이트를 사기 위해 벌써 몇시간째 앉아 있는 그 어린이는 어머니가 얼마간의 돈을 보태 중고 롤러스케이트를 사주기로 약속했다며, 부푼 기대에 쌀쌀한 날씨쯤은 아랑곳 없다는 표정으로 오가는고객들을 응시하고 있다.
독일 소비문화의 깊숙한 곳에는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된 절약정신이 있다. 이 어린이처럼 가정과 학교로 이어지는 절약교육은 독일의 소비자를 일등소비자로 독일의 소비문화를 일등 문화로 만든다.
어릴때부터 훈련받은 알뜰정신은 당연히 조상으로부터 부모들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다. 그것으로 소비문화의 터를 닦았다면 그 건축물을 짓는 것은 학교의 몫이다. 학교에서 그들은 공작실습과 바느질, 낡은 물건 바꿔쓰기를 배운다. 이를 통해 고장난 물품 수리와 해진 옷가지 깁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들이 깁는 것은 해진 옷가지가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렇게 훈련받은 청소년들에게 고급 브랜드가 자리잡을 여지는 없다. 실제로 이들에 있어 유명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 신발은 의미가 없다. 미국 NBA스타들의 농구화 바람이 일어 10만원도 넘는 운동화가 길을 가득 메우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세계와는 먼 것이다. 그것은 이미 풍요를 경험하고 그속에 사는 선진시민들의 내적(內的)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절약하는 습관! 그것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 길임엔 틀림없다.
(공보처)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