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구민 백일장 운문 일반부 차상

  • 1998-11-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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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가 을

허남옥 / 금곡동 협진태양아파트 101동1503호


칙칙하게 그을린 도시 바닥
은행잎이 황금으로
화려한 수를 놓았고

저 구름은
티없이 높은 만추의 하늘
용무늬 새겨 놓았네.

눈이 시리게 정열적으로
검붉게 일그러진 석류알
모든 연인들의
목숨 바친 사랑과도 같아라.

스산한 갈바람마저
나의 저편으로 등을 돌려
벤치 위에 외로운
마지막 잎새.

아궁이의 뜨거운 불꽃으로
승화될 그날을 기다리며
절규하고 있다!

자꾸만 내곁을 떠나려는 님!
노을이 지는
저 산자락에
언제까지고
걸쳐 두고 싶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