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보
구민 백일장 운문 중고등부 장원
- 1998-11-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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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녘에서
박미란 / 경혜여자고등학교 2-7
지난 시간, 쉼 없이 달리던
강물이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쓸쓸한 들녘에
나는 서 있다.
추수하는 사람 하나 없어
기다림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버린 갈대들
서로서로 몸을 부비지만
더욱더 차가워지는 네 마음.
하루종일 울어도 보지만
달래어지지 않는 너의 외로움.
너희들을 위해 울어주던 풀벌레들도
이젠 목이 쉬어 울 수가 없다.
다만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건
걸음을 멈춰 선 강물의 맹아(萌芽)를 기다리는 일
얼마남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겨울이 지나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네 얼굴에 웃음이 떠오를 날이.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