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우리고장의 명산물 - 구포국수

  • 1998-10-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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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짠듯하면서 쫄깃쫄깃한 특유의 맛 간직
점차 사양 산업으로 전락, 지역차원의 홍보 대책 절실


『구포에서 생산된 국수만이 구포국수입니다.』 3대째 가업으로 구포시장 주변에서 국수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곽조길(42세, 구포1동 410-5)씨.
다른지역에서 똑같은 재료를 사용해 국수를 만든다고 해도 구포국수의 독특한 맛을 흉내낼수 없다고 강조한다. 달리말하면 그만큼 구포국수가 지역적 영향을 받는 신토불이 명산물이라는 것.
사실 구포국수는 다른 지역에서 만든 국수보다 삶아 놓으면 약간 짠듯하면서도 쫄깃쫄깃한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다. 곽씨는 그 원인을 건조과정에서 바닷바람등 습기가 많은 지역특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맛으로 해서 구포국수는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인 명성을 날렸다. 이 당시 5일장이 열렸던 구포장터 주변으로 국수공장이 죽 들어서 있었는데 공장마다 뽑아낸 국수를 장대에 꽂아 길게 늘어 말리는 모습은 실로 멋진 풍경이었다. 구포장터에 있던 20개의 국수공장들이 구포건면(乾麵) 조합을 결성하고 상표등록을 하였던 것도 바로 이시기. 그이후 구포국수는 꾸준히 생산 판매되어왔는데 영구히 구포의 명산물로 그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옛 명성이 점차 퇴색되어 지금은 구포지역에 3곳의 공장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다른지역에서 만든 국수가 구포국수로 둔갑되는 유통상의 문제점과 자동화시설을 갖춘 대량생산 및 면류제품의 다양화가 구포국수를 사양길로 접어들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곽씨는 그보다 업자들의 단결심과 홍보 부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구포국수는 생산업체마다 하나씩 상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실로 다양하다.
이렇듯 서로 내것이 구포국수의 원조라는 힘겨루기식 운영에서 탈피하여 과거처럼 서로 힘을 합하여 제품 개발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곽씨의 주장이다.
“구포구수는 우리고장의 역사를 간직한 엄연한 향토의 명산물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일이야 말로 향토사랑의 시작입니다.” 곽씨는 소비자들에게 왜곡되어 있는 구포국수의 이미지를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우선 구포국수의 다양한 상품개발과 국수축제를 열어갈 지역 차원의 추진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