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독자투고] 나의 길

  • 2023-03-27 17:30:56
  • 정영미
  • 조회수 : 326
멀고도 험한 인생길을 걸으며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뒤돌아보면 삶의 길은 여전히 어렴풋하기만 하다.
젊은 날에는 뜨거운 열정이 있어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삶의 길을 조금씩 알아가려니 하였다. 또 나이가 들면 경륜이 쌓이고 지혜가 늘면서 막혔던 가슴이 트이고 안목이 넓어지면서 저절로 삶의 길이 훤히 내다보이는 줄 알았다.
그러나 듬성듬성해진 머리 위엔 하얀 서리가 내리는데 아직도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심과 아집이 내 안에 남아 있음을 알게 된다. 또 지금까지 나를 해친 사람은 남이 아니라 미움과 시기, 탐욕과 갈등, 그리고 원망의 감정들을 내려놓지 못한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직도 쉼 없이 가야만 하는 인생길인데 언제쯤이면 정답을 얻을 수 있을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사랑했기에 아픔을 겪어야 했고, 행복했기에 불안해하기도 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면서 눈물과 웃음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비우라, 비우라”고 머리로는 말을 하지만 가슴이 용납하질 않아 짊어진 삶의 짐지게가 가벼워지질 않는다.
누군가가 그랬다. 인생이란 실패와 후회를 거듭해 가는 순간의 연속이기에 가장 성공한 삶이란 마지막 순간에 가장 후회를 적게 남기는 것이라고….
내게 주어진 삶의 길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남겨진 삶의 길에서 맞는 서러움이나 마음의 상처, 육신의 고통, 그리고 처절하게 다가서는 절망의 순간마저도 또 다른 빛의 세상으로 나를 인도해 주는 마지막 길잡이라 여길 것이다.
또 내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가면서 내 삶이 다하는 순간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 없노라, 후회 또한 없노라, 행복한 미소 머금고 열심히 나의 길을 가련다.
박소남 / 화명2동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