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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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나이가 들어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 2023-07-10 20:59:25
  • 정영미
  • 조회수 : 529
단독주택에서 오래 살다가 2018년에 난생 처음으로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다.
그 당시에 아파트에서 살 것이라고 했더니 아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집에 들어가면 문을 꼭 닫고, 이웃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이사를 와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서로 목례로 인사를 나누고 쓰레기를 버리러 쓰레기장에 가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또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가면 어린아이들이 “안녕하세요?”하면서 고개를 숙인다. 이런 모습들이 얼마나 보기 좋고 아름다웠는지….
나는 팔십을 넘긴 지금도 매일 어린이 놀이터 주변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데 50대로 보이는 이웃이 애완견을 데리고 운동을 하러 와서는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아주 짧은 한마디의 인사말인데도 기분이 너무나 좋아진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인사’는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로 간주되는 것, 또는 그러한 예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나와 있다. 또 만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갖추는 일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니 나이가 많은 노인이라고 인사를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보면 인사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될 것 같다. 특히 노인들도 큰 아량으로 동네에서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한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 중에 ‘춘풍대아능용물(春風大雅能容物) 추수문장불염진(秋水文章不染塵)’이라는 문장이 있다. 봄바람처럼 큰 아량은 만물을 용납하고, 가을 물같이 맑은 문장은 티끌에 물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노인들도 뒷짐을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매사에 솔선수범하면서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류문환 / 구포2동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