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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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폴리텍대학에서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 2023-06-02 18:08:21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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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학장
 
‘부산청년 열 중 넷이 자발적 백수’. 작년 부산의 어느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 현상과 더불어 본다면, 청년들에게는 부산이 더 이상 삶을 영위하기에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게 되었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사실 부산에도 우수한 기업은 많으며 지난 5월 11일 벡스코에서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한 ‘2023 부산우수기업 찾아, 봄’ 행사도 열렸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일자리가 늘 화두가 되는 이유는 청년은 일할 곳이 없다고 하고 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 인력과 일자리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능대학으로 기억하는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이하 부산폴리텍대학)의 설립 목적이 바로 이러한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폴리텍대학은 45년이 넘는 역사 동안 민간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뿌리산업과 기간산업의 산업 인력을 배출해온 국책 대학이다. 청년에게는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에게는 산업현장 맞춤형 기술을 보유한 기술인재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부산폴리텍대학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일자리’는 비단 청년뿐만 아니라 전 연령을 아우르는 사회적 화두다. 부산을 떠나는 청년을 붙잡을 수 있을 만한 직업교육 환경과 우수 기업체 발굴도 중요하지만, 노령화 사회에서 중장년층이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또한 부산이 앞으로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되어야 할 두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부산폴리텍대학은 중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취·창업 과정을 오랜 기간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이 크다. 특히 지난 4월 개강한 과정의 경우 모집정원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접수하여 교육생 선발에 애를 먹었을 정도다.
 
사실상 부산폴리텍대학은 생애 전(全)주기에 걸쳐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전문대학 학위과정과 중장년·경력단절여성 과정부터 대졸 미취업자, 만15세 이상 미취업자, 고등학교 3학년생 등이 그렇다. 또한 지역 내 소규모사업장에서 겪는 기술애로를 해결하고 기업체 재직자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요즘은 뿌리·기간산업의 인력 양성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산업 변화에 맞추어 AI나 디지털산업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 것은 매년 지역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추어 기존 학과를 개편하고 새 학과를 신설하는 덕택이다. 최신 교육 시설 구축과 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첨단 장비 확보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지만 지역 기업이 원하는 숙련 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구직자 또한 취업 기업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다. 이는 취업률 향상과 부산 지역 정착이라는 선순환적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본다.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폴리텍대학의 정체성이 잘 함축된 슬로건 중 하나이다. 이제는 평생직업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하나 잘 배우면 굶진 않는다’는 말은 여전히 통용된다. 구직자들의 취업난과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정답이 폴리텍대학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으로서, 그리고 사회안정망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확신한다.
올해 처음 ‘꿈드림공작소’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 대상 기술직업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도, 지역 주민에게도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많은 분들이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여 지역의 많은 우수기업들도 함께 성장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