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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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만덕고등학교 사회적 협동조합

  • 2023-09-27 20:17:03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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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만덕고등학교 사회적 협동조합

<시론>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만덕고등학교 사회적 협동조합
문난이 / 만덕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오늘도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서  종달새 마냥 떠들며 매점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귀엽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학생 한명이 한턱을 내기도 하고 200원이 모자란다고 친구에게 빌리기도 하며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 진다.
 
만덕고등학교에는 특이하게도 매점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그리고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출자를 해서 운영하는 학교협동조합이다.
교육부인가를 받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법인이며 매점운영을 주사업으로 한다. 수익금으로 학생들에게 건강한 먹거리교육을 진행하고 복지, 경제교육,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매점은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기에 학생들은 일정표를 만들어서 자율적으로 점심시간에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해마다 신입생이 들어오고 졸업생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협동조합 활동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선배멘토단이 되어 후배들에게 3년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어 주는 강사단 역할도 하고 있다.
또 협동조합 동아리수업을 통해 청년선생님들과 함께 마을을 이해하고 주민으로서의 역할 찾기, 진로체험 등을 하면서 이웃들을 직접 만나서 기부활동과 봉사활동도 해보고 있다.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고등학생이기에 마을과 함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동아리 시간을 통해 다양한 이웃들을 만나고 마을을 이해해 보는 것은 아주 소중한 기회이며 경험이다.
지금 만덕고협동조합은 10월에 학교 안에서 열릴 ‘만덕사랑 나눔장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학생들이 직접 창업부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인기 있는 먹거리부스에 목숨을 건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준비한다.
떡볶이, 콜팝 등을 판매 하기 위해서 함께 할 친구들과 창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여러 번 실습을 해보며 당일의 영업 전략을 짠다.
 
막상 축제일이 되면 밀려드는 손님에 정신이 가출할 정도로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긴하지만 뜻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즐겁기만 하다. 맛있다고 ‘엄지 척’을 해주는 친구들의 응원에 어깨에 한껏 힘이 들어간다.
축제 후에는 돈 벌기가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다면서 부모님들의 노고를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지만 정산 후에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창업수익금 앞에서는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그동안의 수고를 모두 다 잊어버린다.
올해 나눔 축제에서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내고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만덕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은 오늘도 분주하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