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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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옛 시절의 유익했던 여름방학

  • 2023-07-27 16:45:07
  • 정영미
  • 조회수 : 208
여름방학 기간이 다가오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롭다. 어릴 때는 하루 빨리 여름방학이 오길 학수고대했다. 물론 방학 과제가 많아서 좋지만은 않았는데 늘 곤충채집과 식물채집을 해야 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거의 없었고 아침을 먹으면 냇가에 가서 친구들과 멱을 감거나 미꾸라지, 송사리 등 물고기를 잡는 게 하루 일과였다.
지금은 아이들이 TV, 컴퓨터, 전자오락실, 영화관, 인터넷 등 온갖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불편한 것이 많았다. 무엇을 하려해도 여건과 환경이 따라주지 않아서 자연을 벗하며 살 수밖에 없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도구라 해봐야 부채정도 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부채도 보기 어려웠으니 선풍기나 에어컨은 꿈도 꾸지 못했다. 더구나 한집에 6~8명의 가족이 같이 생활해야 했으니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당시의 생활 속에서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씨름, 땅따먹기, 구슬치기 등 다양한 놀이가 있었으며 밤에는 원두막 주인의 눈을 피해 친구들과 함께 수박과 참외를 서리하여 먹기도 했다. 또 산으로 들로 다니며 잠자리, 매미, 여치 등 곤충채집을 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이 되어도 학교에서 보충학습을 하거나 학원을 오가며 지내고 있어 안타깝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
미래 세대들이 방학을 맞아 다채로운 경험을 하면서 식견을 넓혀가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문명의 이기가 잘 갖춰져 있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고 해서 우리네 삶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우정렬 / 화명동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