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나의 꿈이 되어주신 선생님

  • 2001-05-30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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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실 / 구포초등학교 6학년

지금으로부터 3년전, 그러니까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이영미 선생님의 아름다운 모습과 밝고 적극적인 마음씨를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선생님은 첫인상이 참 좋으시다. 긴 생머리와 맑고 초롱한 눈빛과 빨간 입술은 마치 유명한 탈런트로 착각할 정도이다. 얼굴만 잘 생기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솔선하시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이시다. 청소시간에는 우리와 같이 먼지를 마시면서 비질을 하거나 걸레질을 하셨다. 또, 공부시간엔 한 학생이라도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끝까지 설명해 주셔서 알도록 하였다. 우리의 인기를 독차지하신 선생님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화를 내시거나 회초리를 드신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 나의 꿈은 이영미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교내 학예 발표회 때, 나는 독후감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잘 지도해 주셔서 입상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도움도 있었지만 담임선생님의 적극적인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입상을 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격려하며 자신감을 심어 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모든 일에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도와 주셨다. 또, 한번은 우리 반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친구가 입원했을 때, 우리는 병문안을 한번만 가고 말았는데 선생님께서는 그 친구가 퇴원할 때까지 병원을 찾으셨다고 했다. 바쁘시고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제자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신 선생님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체면 때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제자를 사랑하시는 만큼 제자들도 선생님을 믿고, 존경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이영미 선생님을 만나고 함께 생활했다는 사실이 지금까지도 나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금은 선생님께서 휴직을 하고 계신다. 예쁜 아들과 딸을 낳으셨기 때문이다.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랑 해마다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 댁을 찾아간다. 찾을 때마다 늘 웃으시고 다정하게 우리를 맞아 주셨다. 그날이 되면 선생님 댁은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우리뿐만 아니라 오빠와 언니들도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선생님에 대한 느낌이 모든 제자들에게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요즘엔 교사는 있으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되 제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어른들의 말씀에 그만큼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무너지고 권위와 예의가 사라진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아무리 세상이 험악해지고 메말라 간다 할지라도 이영미 선생님 같으신 분이 계시는 한, 우리는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도 선생님 댁을 찾아서 그 동안 어떻게 변하셨는지 보고 싶다. 전화도 있고, e-메일도 있지만 직접 찾아 뵙는 것이 제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출근하시지는 않으시지만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과 사랑을 주고 계시는 선생님. 아직은 흰 머리카락이나 주름살이 생기지 말아야 할 터인데 또 언제쯤이면 학교에서 만나 뵐 수 있을는지…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누구에게든 자랑하고 싶은 선생님. 한 송이 꽃 대신 ‘존경합니다' 이 한 마디를 드리고 싶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