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아버지의 담배 - 청소년글짓기 중등부 최우수상

  • 2001-07-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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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람 / 가람중학교 3학년
우리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십니다.
허탈한 인생길을 걸어가시던 아버지는 잠시 그 길을 쉬어 멈추시고는 담배 한 모금에 시름을 잊으시고, 다시 그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십니다.
아버지의 벗은 아마도 담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걸걸거리는 기침소리에 나는 오늘도 하루 아침의 눈을 뜹니다.
목에 가래가 끓는 듯한 기침소리는 내 이마 주름들이 일렬로 뜀박질 하듯 이내 찡그리게 하고, 실컷 늦잠을 자고픈 날일 때면, 더 큰 고함소리로 잠을 깨워댑니다.
나를 이토록 골려대는 사람, 그건 바로 우리집 앞 노인정 모양새를 내고 있는 곳의 할아버지들입니다.
사실 그들은 할아버지라 불리긴 좀 젊은 축에 속해 있습니다.
다만 많아진 나이 속에서 일자리를 잃은 지금 이시대, 한 가정의 가장들인 것입니다. 한때 그들은 자신의 가족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일꾼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 상황은 그들을 세차게 내몰았고, 그들의 손에 일하는 공구나 펜이 아닌 담배를 쥐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담배를 약인양 마구 피워댔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몸은 너덜너덜한 종이처럼 황폐해져 가래가 끓는 기침을 물마시듯 하게 된것입니다. 중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담배가 왜 우리 몸에 해로운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의 보건시간을 통해 담배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과정과 미치는 영향들을 실로 접해볼 수가 있었습니다.
한날은 선생님의 과제로 반친구가 하얀 A4용지에 담배연기를 후-하고 불어온 종이를 가지고 온 일이 있었는데 그 결과는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얗고 깨끗한 A4용지 한가운데 짙고 누런 원 하나가 그려진 것입니다. 이는 담배의 니코틴이라는 물질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순간 나는 볼 때마다 누렇게 되어 있던 할아버지의 치아를 떠올릴수가 있었습니다.
담배, 그 심각성은 여성에겐 더 큰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었습니다.
담배를 핀 여성들이 가진 기형아, 기형아를 가진 여성들의 슬픔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지만은, 그 보다 더 나아가 낙태를 하는 경우에는 소중한 한 생명을 죽음의 길로 인도하는 사악한 범죄를 짖는 것과 같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의 어느 한 나라에서 개최된 ‘담배 많이 피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누가 더 많은 담배를 피는가에 중점을 둔 이 대회에서 한 남자가 담배 100개피를 한꺼번에 피워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그는 더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담배, 그것은 어쩌면 우리 인류에 던져진 과제 일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담배라는 이 과제를 우리는 슬기롭게 풀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내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십니다. 허탈한 인생의 벗으로 담배를 집고 계십니다.
이제 그 인생길의 벗을 담배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의 손을 잡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