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토 정 비 결

  • 1997-02-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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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정초가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 은 누구나 한번쯤은 토정비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연초마다 토정비결로 한해 운수를 점치는 풍속이 5백년이 넘는 동안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온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해 운수를 점쳐 좋으면 즐겁게 받아들이고, 나쁜 운수는 매사를 조심하도록 경계하여주는 토정비결. 인간의 운명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고 수십 수백년 앞을 내다본 기인이자 점술가인 토정 이지함 선생의 생애를 그린 ≪소설 토정비결≫을 읽으면서 ‘그래서 토정비결이 운명지침서로구나’ 하는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토정비결은 요행이나 횡재를 가르치지 않는다. 안될 때에는 준비를 철저히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잘될 때는 보름달도 언젠가는 기우는 이치를 깨달아 겸허하게 살라는 식으로 인내와 중용과 슬기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을 때 뭔가 붙잡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는 나머지 토정비결만을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요행만 바라는 어리석은 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다가 보면 좋든 싫든 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는가 하면, 부지불식간에 닥쳐온 사건으로 말미암아 삶의 지표를 잃고 우왕좌왕할 때가 있다. 이럴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게을리 말아야 하는 것이다.
개인으로서의 주체의식을 명확히 갖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자각할 때 토정비결이 의미하는 바는 크리라 본다. (유영숙·구포2동 현대아파트 108-604)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