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우리 가정 이야기 - 우리집 가족신문『다섯 숟가락』

  • 1997-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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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마다 저희집은 가족신문 『다섯 숟가락』의 편집회의로 떠들썩 합니다."
북구 화명동 보경그린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경남(36)씨의 말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교육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씨는 부인 김명숙(34)씨, 큰딸 수산나(명덕초등학교 2년), 세빈(7), 세헌(3)등 2남 1녀의 자녀와 함께 3년전부터 매월 한번씩 가족신문을 만들고 있다. 다섯식구가 모두 참여해 만든다 해서 제호도『다섯 숟가락』으로 정했다는 김씨는 그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큰 딸아이가 어느날 ‘즐거운 우리집'이란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 속에 아빠의 모습이 잠만자는 것으로 묘사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장으로서 무척 부끄러움을 느낀 나머지 온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와 같은 형태의 가족신문을 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가족 편집회의는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여기서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 일은 우리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가 될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을 놀랍도록 키워줍니다. 하루가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죠." 『다섯 숟가락』은 순수함이 베어난다.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표현하기 때문이다. 아빠가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과 큰딸 수산나가 쓰는 공개일기장, 둘째 세빈이의 만평, 그리고 엄마가 담당하는 생활지혜 등 고정란도 가지고 있다.
특히 “화목은 행복의 근원이 되고 노력없이 성공할 수 없으며 건강은 우리 최대의 재산이다."란 가훈을 매월 돌아가며 자필로 쓰게함으로 스스로 그 뜻을 익히게 하고 있다.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가정에서 아버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게을리 한 것이 아닐까요”
“저희 집은 매일 아침 6시면 자명종 대신 어김없이 ‘꼬끼오' 소리가 울려펴지죠. 그러면 전 가족이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것이지만 자녀들에게 ‘우리것'을 자주 들려주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김씨가 시골에 가서 닭울음소리를 직접 녹음해온 것인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마치 시골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상쾌한 기분이 든다며 자랑이다. 지난 3일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모임이 주최하는 “행복가족램프"에서 가족신문 만들기를 강의한 김씨! 너나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건강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가족끼리 공통화제를 가지고 오손도손 얘기할 수 있는 대화의 통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