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문예 - 독창대회(전일화)

  • 1997-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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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일 화 / 화명초등교 6-5

오늘 독창대회에 참가했었다. 오래전부터 해 보고 싶었던 마음에서였다.
본선에 앞서 예선전을 치뤄 합격하였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준비했어야 했는데 목이 영 좋지 않아 걱정이었다.
“아! 아!,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퀘퀘” 정말 목이 답답했다.
그래서 물을 팔팔 끓여 마시다 데었다. 속은 뜨거운 열기로 활활 타오르는 듯하였다. 하지만 그 뜨거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니야, 참아야지’하며 다시금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조금 전보다 휠씬 나아진 듯 했다. 연습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수도없이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이제 숨도 벅차 올랐다. 드디어 대표를 뽑는 날이 되었다. 6명의 아이들 중 난 끝 번호였다. 앞에 한 아이들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는 나의 마음에 긴장을 한아름씩 가져다 주었다. ‘어쩌나 꼭 뽑히고 싶었는데 앞에만 나가면 긴장이 되고 목도 계속 아파만 오고……. 제발 잘 불러야 할텐데……’ 속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화산 같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쉼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바람이 머물다간……” 그런데 왜 이리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하고 온몸엔 전기가 흐르는 듯 찌릿한 기분이 드는 걸까? 어쨌든 내가 봐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 정말 속상했다. 그러나 설마 하는 기대감에 발표를 기다렸는데 결국 떨어졌다. 너무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울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가 있다면 내가 당연히 양보해야지.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경험이 쌓이면 나도 언젠가는 잘 할 수 있겠지.’라는 믿음과 함께.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