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독자와 함께 - 뒷담 뜯는 짓 하지 마라

  • 1997-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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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청 자치행정계장 손경현)

수십 년 전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온 농촌 반상회는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기보다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수시로 부정기적으로 개최되곤 했다.
저녁 식사 후 엠프를 통해 반상회가 소집되면 참석차 나가시는 아버님의 뒷전에다 대고 할머니께서는 “야야, 뒷담 뜯는 짓 하지 마래이.”하고 당부 하시곤 했다. 뒷담 뜯는 짓이란 무엇인가!
앞에 있는 담장은 뜯어 두어도 눈이 발라 잘 보이지만 집 뒤에 있는 담장은 뜯으면 당장 고치지 않으면 도둑이나 짐승의 출입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기 쉽다.
뒷담은 뜯으면 당일로 고쳐야 하듯이 말 한마디도 잘 못하면 당장 사과하든지 원수를 져야 하기 때문에 실언(失言)이 곧 뒷담 뜯는 짓이 아닐 수 없다. 채근 담에 『입은 화의 문, 혀는 화의 뿌리(口是禍之門, 舌是禍之根)』라고 했다.
새마을 사업으로 농로를 넓히기 위해 인근에 논·밭을 가진 수십 명의 주민들은 자기 농토가 좁아지는 일이 즐거울 수 없었다.
그럴 땐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큰 원수를 질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할머니께서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최근에 종종 실언으로 낭패를 당하는 人士들을 보면서, 할머님의 뒷담 뜯는 짓 하지 말라는 훈계가 돌이켜지는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