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북구의 숨은 일꾼 - 자원봉사자 김순애씨

  • 1997-06-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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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행동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

북구의 숨은 일꾼, 봉사자 김순애(44세)씨를 만나보자.
반쯤 열려진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활짝 웃는 얼굴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집 아줌마다. 하지만 한 시간만 마주앉아 역겨에서 살아 온 그녀의 인생 이야기로 들어가보면 이 시대의 천사요, 참 봉사자라는 걸 금방알 수 있다. 줁94년부터 중풍,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과 시각장애자, 소년·소녀 가장을 돌보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사는 그녀는 어려운 이웃의 며느리요, 어머니며 누나인 셈이다. 13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3년 후 아들마저 사고로 잃은 뒤 지금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열시미 생활하고 있다.
“남편과 아이를 잃고 홀로서기를 하느라 극심한 과로로 쓰러져 약 2년을 쉬고 있는 동안 이웃의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그때 ㅈ 몸이 완쾌되면 절대로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보다 행동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거라고 말하며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표정, 음성만 보고 들어도 그분들이 무얼 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란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치매환자를 방문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홀로 계셨습니다. 자식들도 오지 않는데다 돌볼 사람이 없어 대소변이 운통 방안을 메울 정도였고, 그 악취로 인한 거부감 때문에 제가 시작한 일에 대한 망설임과 두려움도 무척 컸습니다. 옷가지를 모아 집에서 세탁하였슨데 집 안에 냄새가 3일 동안이나 베어 있을 정도였어요.”그러나 이젠 정이 들어 기다림과 만남이 언제나 즐거운 그녀는 높은 문턱에도 아랑곳 않고 불편한 몸을 끌고 자신을 마중나와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 그분들의 외로움이 가슴으로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어 드리려고 시간을 쪼개기도 하지만 마음먹은대로 다 해드리지 못해 오히려 죄송스럽다고까지 한다.
“원래 제 성격은 사람과 가까이 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말수도 적은 편이었는데 노인과 장애자를 돌보다 보니 말을 안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이첸 무명코메디언이 되어버렸어요. 그렇게라도 그분들께 즐거움과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시각장애자들이 원할 때도 언제든 달려가 병원도 모셔가고 모셔 오기도 한다. 그녀는 아침 설거지가 끝나고 나면 한가롭게 백화점이나 쇼핑하고 다니는 주부가 아니다. 소년 소녀 가장을 찾아가 가슴으로 품어주어야 하고, 때론 김치나 밑반찬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제 그녀는 어려운 이웃을 밝게 비추어 주는 우리 북구의 따스한 햇살인 것이다.

▶ 자원봉사를 원하시는 분은 가까운 종합사회복지관으로 문의바랍니다. (안내:☎309-8311)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