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취업연수를 마치고

  • 2001-10-27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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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을 없애고 규칙적인 생활하겠다는 다짐으로 참여
졸업 후 취업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여러회사를 찾다가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집에서 고민만 하던 중 '취업을 하기 전에 게으름을 없애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번 대졸자 연수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하였다. 내가 아는 동사무소는 등·초본 발급과 인감발급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며칠을 출근하다보니 동사무소에서는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사회복지담당자는 가난함이 너무나 억울한 사람들에게 매일 원망 섞인 하소연을 들어야 했고, 민원담당자는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 민원인들을 아쉬워 할 틈도 없이 바빴다.
처음 출근하는 것에 직원들은 그저 잘 대해 주었다. 무슨 일을 시켜야 할지 고민하다 직원들은 사무보조원처럼 편지봉투를 붙이게 하고 심부름을 시켰다. 그때는 하루가 너무나도 길었다. 보름쯤 지났을 무렵 직원들이 시키기 전에 무슨 일이든 할 일을 찾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 10일치의 임금이 나왔다. 처음 내 손으로 벌어보는 돈이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더 열심히 일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이 하려고 미뤄놓은 일을 찾아 하기도 하고 2,3층 청소도 하며 동사무소 말단직원이라는 기분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적십자사에서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라면과 쌀을 나누어 주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기운이 없어 힘겹게 라면과 쌀을 들고 발걸음으로 옮기고 계셨다. 그래서 난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직접 갖다드리고 오겠다고 하였다.
동사무소를 나서 할머님 뒤를 따라 나선지 10분정도 지났을 때 다왔다며 얼른 들어가셔서 시원한 물한잔을 갖고 나오셨다. 할머님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답례임을 알기에 그 냉수는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동안 도와주신 동사무소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파이팅!을 외친다.
취업을 못한 대학졸업자들에게 하루빨리 취업의 기회가 주어져 돈을 버는 기쁨과 보람된 하루하루를 가질수 있기를 기원한다.
취업연수생 박종후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