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천혜의 영산 거북산의 비명

  • 2002-02-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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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개발 위해 철심 박고 …

천혜의 자연환경과 서북부 교통 요충지의 감동진 포구, 구포!
백두대간의 줄기 낙동정맥인 태백산에서 동해안으로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삼각주 끝 자락을 품에 안고 금정산에서 상학산, 백양산을 거쳐 뻗어내린 포란형 거북산(범방산)의 유구한 자태!
과연 이런 포구도시가 세계에서 몇 곳이나 있을까?
이 천혜의 자연지형을 살리지 못하고 장기적인 녹색북구 보존 계획도 없이 개발의 논리 앞에 마구잡이식으로 구획정리사업을 하고 도로를 내고… 천혜의 녹색북구가 점차 훼손되는 모습에 너무나 답답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랑골지역과 신만덕지역이다.
아침에 출근하여 덕천로타리에서 거북산을 바라보면 8부능선 산등선에 포탄자국처럼 뻘건 황토색깔의 구멍이 눈에 들어온다.
구획정리로 산을 깍아 도로를 내고, 아파트를 지어 망가뜨린 감동진 포구 산야이다. 아파트 기초공사를 위해 철심을 박고, 영물 거북이 형상의 목 부분을 잘라 도로를 내고, 수십년생 소나무를 자르는 모습은 일제시대에 우리민족의 기를 말살하고자 일본놈이 금수강산에 철심을 박는 모습과 겹쳐진다.
조물주의 수혜를 가장 아름답게 받은 감동진 포구에 이미 자연녹지에서 용도변경 되었으면, 우리 전구민이 향유할 공익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녹색공간을 만들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후대를 위해 선대님들이 잘 보존해 물려준 고향산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재벌사업가들의 사업논리에 따라 마구잡이로 파헤쳐지는 산야를 더 이상 방관만해서는 안된다.
북구의 녹색산야를 지키기 위한 장기적이고 총제적인 계획을 세워 낙동강과 함께 어우러지는 북구로가꾸고 보존해야 한다. 이런 계획없이 시행하는 녹색북구 가꾸기 운동이나 식목일을 기점으로 요란하게 나무 몇 그루 심고 사진 몇 장 찍는 것은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우리 고장의 아름다움을 우리의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좀더 심사숙고한 미래지향적인 개발과 녹색환경 보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민공청회를 통해 난개발을 막는 일과 더 큰 안목으로 자연친화적인 개발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전영대 / 덕천1동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