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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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을 단 상 지금 난 무척이나 행복하다. 설겆이를 하며 창 너머로 올려다 본 상계봉자락에 포근하게 내려 앉은 안개와 상계봉 뒤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하얀 뭉게구름을 보며, 아! 가을이구나, 갑자기 가슴이 벅차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 탓에 더욱 더 가을이 반가운지도 모르겠다.얼른 설겆이를 마치고 고향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어린시절 내고향 가을 들녘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서 마침 친구도 나와 같은 마음에 우린 한참동안 어릴적 뛰놀던 고향으로 30년을 거슬러 달려갔다. 이른 아침 눈을 부비며 소를 몰고 뒷동산으로 가는 길에 풀벌레 소리와 빨갛게 익어가는 찔레를 보며 구수한 벼 익는 냄새에 내 눈치를 살피며 긴 코로 냉큼 벼를 한 웅큼 삼키는 누렁이 엉덩짝을 차알싹 때리던 어린 소녀가 눈에 선하다.우리집 누렁이는 덩치에 비해 너무나 순해서 어린 꼬마인 내가 똑바로 눈을 뜨고 노려보면 커다란 왕방울같은 눈을 껌뻑이며 고개를 돌린다.참 잘 생긴 우리집 재물 1호인 누렁이는 해마다 송아지를 낳아 우리 삼남매 학비에 커다란 보탬이 되어 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장을 들고 누렁이가 풀을 뜯고 있는 산으로 마중을 간다. 누렁이가 어디 있는지 보고나서 개암나무 열매랑 빨갛게 익은 망개를 따 먹으며 친구들과 공기돌 놀이를 하던 저수지.넓다란 바위에서 숙제장을 펼쳐놓고 바로 누워 올려다 본 가을 하늘의 맑고 푸르름에 눈이 부시던 그 시절이 오늘따라 왜이리 가슴 찡하게 그리워지는걸까?가을 들녘의 터줏대감 허수아비도 보고 싶고, 앞마당 가득 빙빙 돌던 빨간고추잠자리도 잡고 싶고, 논두렁가에 허드러지게 핀 노오란 들국화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꺾고 싶고, 고목나무에 매달려 있는 감홍시도 따먹고 싶고 옆집 담 너머로 가지가 꺾어질 듯 많이 달린 무화과도 따먹고 싶다.아! 마음 만으로 달려간 30년 전의 고향마을에 이번 주말엔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엄마의 어릴적 추억을 들려주고 싶다.그리고 올 가을엔 기차를 타고 마음껏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박필순 / 만덕2동 2001.09.27 조회수 : 507
- 애완견을 키울때는 아파트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가구들이 부쩍 많아졌다.아이들이 커버린 경우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린 집은 아이들 친구로 이제 애완견은 없어서는 안될 가족 구성원처럼 되었다.소형아파트에서는 아파트 규칙상 애완견을 키우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주민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이 만만찮다.외국에서는 개를 산책시킬 때 비닐봉투를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길 익히 들었지만 우리주변에선 변 보는 시간에 맞추어서 내보내는 것 같다. 비닐봉투를 든 사람을 본적이 아직은 없었다. 주택가에서도 조금만 차가 덜 다니는 길이면 으례 개의 오물로 더럽혀져 있다. 우리집 근처도 학교로 가는 뒷길이 지저분해서 아이들이 그 길로 가지 않겠다며 위험한 차도를 따라 다닌다.특히 아파트에서 외출을 할 때 개를 집에 두는 경우 배란다에다 두기 때문에 아래의 층들은 한동안 개 소변 냄새에 시달려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백화점이나 슈퍼 등에 개를 동반하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개 주인들이야 늘 함께 생활하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자주 접하지 않는 사람들은 음식을 살 때나 시장 볼 때 심한 거부감이나 불결감을 느낀다.그리고 한밤에 아파트에서 개짓는 소리는 아파트의 주민을 여럿 깨우리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애완견을 키우는 가구수가 늘어날수록 애완견으로 인한 이웃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문화들이 생겨나야 함에도 우리 주변엔 구태의연한 주민들이 많다.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주변엔 ‘개는 밖에서 키우는 것’이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애완견을 산책시킬때의 비닐봉투는 필수품이여야 하고, 개의 오물을 배란다로 흘려보내서 이랫집들에 혐오감과 하수구를 오염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김풍년 / 화명동 2001.09.27 조회수 : 649
- ■ 취업마트로 만난 구인·구직자 오늘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기에 보람느껴 안 남 균 / 구청 사회복지과“00업체가 00직종 0명을 모집합니다. 희망 구직자는 상담하십시오"복잡한 취업마트(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구인업체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대기중인 구직자가 취업을 희망하는 직종을 안내하기 위해서 가끔 이렇게 방송을 한다. 해당되는 구직자들이 그 업체 쪽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우리 구청에서 지난해 11월 전공문원을 동원해 조사한 우리구 실업자는 9,368명이었다. 이들의 일자리를 찾기로 동분서주하던 중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체가 있음을 알고 지난 3월 취업마트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5월에 두 번째 행사를 가졌다. 두 차례 모두 성황리에 끝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한 사람이라도 더 취업을 시키려는 우리입장에서는 단순히 행사를 주최하는 일로 중개역할을 끝내지는 않는다. 취업이 결정된 구직자가 직장에 잘 다니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는데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구직자의 소식을 접할 때면 보람과 긍지를 가진다. 안타깝지만 ‘임금, 노동시간, 거리' 등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서 다른 구인업체를 소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도 하루 빨리 경기가 회복되어 인력을 필요로 하는 구인업체가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행사당일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한 업체와 조건이 맞는 구직자에게 전화를 해본다. 마침 조건에 맞는 구직자가 나타났다. 몇 일 지나 취업이 되어 고맙다는 전화가 양쪽에서 걸려 왔다. 오늘 퇴근 길 발걸음이 한 결 가볍다. 1999.06.25 조회수 : 626
- ■ 구포도서관에 대해 전문도서 등 장서 많아 북구의 자랑거리 제 경 호 (구포2동)구포도서관의 개관일자는 잘 모르나 이웃의 금정도서관, 초읍의 시민도서관 보다는 오래됐을 것이다. 가진 장서도 많고, 특히 공단 관련 자료가 많다보니 공업에 관련이 있는 나는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주변에 고층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면이 있으나 굳이 도서관이 주변 건물보다 커야 할 이유는 없다. 손때묻은 책들이 많고 특히 전문서적이 지역의 지식욕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양이면 된다. 나는 어문학 도서실에서 “에스페란토 강습서"와 “에스페란토-한국어" 사전을 발견했다. 금정도서관이나 새로 생긴 시설 좋은 도서관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책이었다. 나는 20년전 대학도서관에서 일본어로 된 “에스페란토 4주간"이란 책을 통해 에스페란토를 배우게 되었는데 소위 독학이었다. 하지만 구포도서관에 이런 양서와 전문서적이 있는 줄 주민들은 아마도 모르고 있을 것 같다. 구포를 사랑하고, 구포의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이는 나뿐이 아닐 것이다. 구포를 사랑하고 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구포도서관의 손때묻은 책들을 가까이하고 이로써 더욱더 많은 정보를 얻어가기를 바란다. 구포도서관이 지역민의 사랑 받는 도서관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북구의 큰자랑꺼리가 아닐까? 1999.06.25 조회수 : 666
- ■ 다시 찾은 나의 빨간 지갑 지갑 찾아 준 그녀 행동, 삶의 거울 될 듯 김 미 옥 금곡동 주공아파트 604동 403호4월 말, 어느 바람 좋은 오후, 어린이날도 다가오고 해서 선물이 고민 되었다. 생각 끝에 먹고 즐기기 보다는 좋은 책 한 두권이 유익한 선물이 될것 같아 책을 사러 서면에 갔다. 서점에 가는 길에 친구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려고 지갑 속의 수첩을 꺼내고 배낭에 지갑을 넣었다. 채 오분도 안되는 거리의 서점에서 지갑을 찾으니 없었다. 잠시 앉아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배낭에 지갑을 넣으면서 떨어 뜨린 것 같았다.눈앞이 캄캄하고 평소에 주의력이 없는 나 자신을 한탄하며 그 장소에 가 봤으나 수 많은 인파속에 내 빨간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5분만 뒤돌려 놓을수 있다면 세상에 바랄게 없을 것 같았다. 거리의 미아가 된 듯 멍 하니 있는데, 호출기에 전화번호 하나가 들어왔다. 정신없이 전화 해보니 “혹시, 김 미옥씨 아니세요? 지갑 잃으셨죠.”맑은 여인의 음성은 나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인도하고도 남았다. 단숨에 달려 가보니 긴 머리의 여인이 지갑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계속 감사의 말을 전하며 고마움의 보답으로 저녁식사나 하자고 제의했으나 ‘바쁘다’며 총총히 사라지는 여인의 뒷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 보았다.너 나 할것없이 IMF의 고통 속에 유혹이 만만치 않았을 터인데,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찾아 줄 생각을 한 그 여인이야 말로, 암흑 같은 이 세상에 한줄기 빛이 아닐까. 성도 이름도 모르지만, 긴 머리 나풀거리며 사라 진 여인의 뒷 모습을 난 영원히 기억하며, 내 자신 삶의 거울이 될 것이다. 고마운 북구청 분들에게…저는 저희집 구포를 떠나 이곳 경기도 고양시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인입니다. 우연히 북구신문을 누가 읽고 있길래, 저는 놀랬습니다. 이 먼 경기도 땅에서 부산 북구의 소식을 접하게 되서 너무 기뻤습니다. 너무나 고향 소식이 그리웠는데 말입니다. 저에게도 북구신문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너무나 우리 부산의 북구를 사랑하고 그리워 하고 있어요.제가 있는 백마부대 주소는 우.411-789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풍동우체국 사서함 110-17호 12중대 상병 성창희 1999.05.25 조회수 : 759
- ■ 꽃과 건강 - 불면증에 안개꽃, 두통엔 국화… 이 진 아 구포2동 1075-48색깔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꽃은 색깔뿐 아니라 꽃에서 나오는 생기가 사람의 기와 맞을 경우에는 건강이나 질병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구체적인 꽃 종류와 그 효과를 보면 ‘안개꽃’은 불면증이나 정신 안정에 효과가 있는데 베개맡에 장식하면 편안하게 자는데 도움이 되고 책상 앞에 두면 일이나 공부의 능률을 더 올릴 수 있다.‘국화’는 두통이나 눈의 피로를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특히 흰 국화는 한성(寒性) 식물로 기를 진정시키고 균형을 유지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눈의 피로 회복에 좋으므로 컴퓨터 등 사무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실 등에서 활용하면 좋다. 심신의 피로를 풀고 신경을 안정시키는데에는 ‘장미꽃’이 좋다. 특히 장미향기는 신장을 강화하는 효능까지 있다. 2백종류 이상이나 되는 ‘튤립’은 기를 조절해 초조감을 없애주며 눈의 피로를 더는데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몸 상태가 왠지 찌뿌등하게 느껴지는 자율신경조증에는 ‘물망초’가 효과적이다. 물망초는 간이 허한 상태를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 꽃의 음양균형도 알아두어야 할 점이다. ‘화려하고 큰 꽂’은 양에 속하고 ‘색이 담담하고 작은 꽃’은 음에 속한다. 따라서 열이 나는 증상에는 음화를, 스트레스 해소에는 양화를 구별해서 이용한다. 또 기분이 우울한 상태인때는 양의 꽃을, 흥분해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음의 꽃으로 조절한다. 1999.05.25 조회수 : 932
- ■ 동사무소 도우미를 하고 나서 고운 목소리와 밝은 얼굴로 내가 먼저 인사를 이 수 득 화명동 벽산강변 112동 1404호한 달에 두어번 정도 봉사를 하면 된다는 통장님 권유에 화명동사무소 도우미를 신청했다. 사무장님과 동장님의 안내로 동사무소의 각 부서와 동에 대한 소개를 받고 차를 함께 나누며 도우미의 역할에 대한 교육을 간단히 받았다. 교육을 마치고 동사무소 도우미로서 맨처음 한 일이 민원인들이 들어오는 입구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거였다. 근데 왜그리 쑥스럽고 어색한지…. 내가 먼저 웃으며 건네는 인사를 통해 ‘우리동민, 아니 부산시민, 나아가 한국인들의 굳은 표정이 활짝 펴졌으며…’하는 마음이었다.도우미로서 했던 일은 주로 관계부서를 잘 모르시는 분께는 직접 담당직원에게 안내해 드리고, 몸이 불편하신분께 자리를 권해 드리고, 서식이 필요한 분께는 서식양식을 찾아드렸다. 눈이 어두워서 글자를 잘 못 보시는 분께는 대필도 해드렸는데 주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다. 한번은 멀리 창원에 있는 아들을 대신해 전입신고를 하러 오신분이 있어 대필을 해 드렸는데 “이 동사무소는 참 친절하군요, 정말 고마워요”하고 말씀하셨을 때 어찌나 마음이 뿌듯한지…. 화명동민으로서 자부신도 느껴졌다. 사실 이사를 열 손가락을 펴야할 정도로 많이 해 봤지만 그때마다 남편에게 동사무소에서 할 신고 등을 맡겼는데 내가 직접 작성해 보니 그다지 어렵고 절차가 복잡한 것도 아니었다. 이번 도우미 활동은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먼저 많은 업무로 시달리는 동직원들의 고충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자세도 그 전에 느꼈던 권위적인 분위기는 사라진 것 같았다. 민원인들의 문의에 한사람, 한사람마다 귀찮아하지 않고 상세히 답해 주던담당 직원의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 민원인들의 경직된 얼굴을 통해 내 모습을 보게 되었으며, 평소에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 기타 장소에서 안내인들에게 인사를 받으면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가정에서 고운 목소리와 밝은 얼굴로 남편과 자녀들에게 기쁨을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1999.05.25 조회수 : 2163
- 독자마당 - 신문의 사명(使命) - 崔 海 甲(낙동문화예술인협회 고문)현대는 매스커뮤니케이션(대중정보통신)시대라 집집마다 TV를 비롯하여 요즘은 한술 더 떠서 첨단의 기계로 휴대폰이니, PC통신이니 또는 인터넷이니, 그리고 또 오디오니 해서 아주 편리한 기기들이 많다. 그러나 지상(紙上)을 통해 보도하는 신문도 이에 못지않게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특히 4월 17일은 ‘신문의 날’이다. 신문사에서는 더욱 신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애독해 주기를 바라는 날이기도 하다. 나도 앞에서 말한 첨단의 통신 수단들보다 신문을 더욱 애독하고 있으며, 또 신문에서 얻어지는 그날 그날 사회소식과 지상을 통한 문학적인 교양도 얻을 수 있어 나에게는 소위 말하는 “생활 필수품”이다. 이런 점으로 보아 “신문의 날”을 맞아 내 나름대로의 ‘신문의 사명’을 말해 볼까 한다. 요즘 같은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 신문의 사명이 더욱 중차대(重且大)함을 새삼스레 췌언(贅言)할 필요가 없지마는 분초(分秒)의 선두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회 현상을 숨김없이 보도해 주는 ‘사회의 목탁(木鐸)’이란 임무를 띠고 있다는 것만은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신문없는 사회는 암흑의 사회라고 한다. 더구나 민주주의 정치는 여론 정치라고 하는데 신문을 통해서 그 나라의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위정자들은 장·단점을 발견하여 보다 나은 정치를 해 나간다고 들었다. 그러니 신문보도가 곧 국민의 소리이다. 이러함에 신문없는 사회는 인간(국민)의 입과 귀를 막아버리는 우매한 동물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다.나는 낮에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무엇보다도 먼저 신문부터 찾는다. 외출복을 벗어놓고 신문을 접어들면 우선 한번 홅어보기만해도 낮에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이라든지 또는 스트레스가 절로 사라져서 마음이 절로 가볍게 느껴진다.특히 과거 오랫동안 교직생활을 할때는 국한된 학생들과 생활하기 때문에 일반사회와는 접촉이 별로 없으니 자연 신문을 통해서 세계의 돌아가는 상황도 대강알 수 있고 또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사정도 상식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신문 보도 가운데 내게 가장 직접 관계가 되는 지면(紙面)은 문화면이니 더욱 상세하게 읽고 또 문학적 기사는 ‘메모’를 해 두었다가 다음날 학교에 가서 발표한다. 이런 점으로 보아서 신문은 교재의 좋은 참고서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신문을 사설로부터 광고, 부고할 것없이 제목의 큰 글자는 한자도 빠짐없이 읽는다. 이렇게 읽고나면 내 마음이 흐뭇해 지고 풍부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어 마음 속으로 복잡한 사회에서도 유식하게 살고있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다시 말해서 지금은 직장없이 무위도식하는 것 같지마는 이런 고독경 속에서 하루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고 세월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서 현대인으로서 업 투 데이터(up to data)의 긍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므로 나는 신문을 유일한 인도자라고 생각하고 남달리 친근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新聞의 使命을 남달리 만끽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1999.04.26 조회수 : 1100
- 소금의 의미(意味) - 김 은 숙 만덕1동(명예기자) 지난 정월 대보름날, 아침 일찍 누군가 찾아왔다.이렇게 일찍 찾아올 이가 없는데 하고 나갔더니 하얀 소금을 머리에 가득이고 오신 아주머니셨다.“새댁 소금, 좀 사요.”집엔 작년에 부대째 들여온 왕소금이란 죽염, 구운소금 등이 있어 필요없다고 했더니, 오늘 소금을 사면, 올 한해 재수가 있다던가, 돈이 모인다던가 하는 그말에 아주머니를 그냥 돌려 보낼 수가 없었다.아니 사실은 새벽부터 이런일을 해야하는 아주머니를 그냥 돌려 보낼 수 없다는 마음이 순간 들었다.별로 쓸 용도가 없을 것이라는 그 소금으로 며칠 뒤 벼르던 고추장을 담는데 뿌렸었다. 오늘 아침 아들의 생일 준비를 하면서 그 소금을 또 한줌 꺼냈다.배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두견새가 밤새도록 울어대던 17년 전 4월 첫아들을 낳고 흐뭇하고 행복했던 그 날이 엊그제만 같은데 벌써 내나이 사십대 영락없는 아줌마가 되고 말았다.그동안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아이 둘 키우며 더 나은 앞날을 꿈꾸며 알뜰히도 살았건만 나라경제가 어려워진 지금, 고물가에 가정경제도 더욱 어려워진 올해는 주부인 내가 소금처럼 짜게 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그 소금장수 아주머니도 어려운 가운데 꿋꿋이 살아가는 내 이웃임이 분명할텐데, 한봉지 소금이나마 외면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여겨지는 이 아침, 어려운 가운데 조금이나마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살다보면 이 사회가 조금은 따뜻해지겠지.모든 음식에 맛을 내는 소금과 같이 남은 올 한해도 내 가족과 내 이웃에 한줌 소금이 되어 삶의 맛을 내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독여 가리라.『북구신문』은 재미있는 사연이나 축하하고 싶은 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받고 있습니다. 투고 하신 분들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보내실 곳 (616-701)부산시 북구 구포2동 1124-1 북구청 문화정보과 북구신문 편집실 ☎ 309-4071-4 FAX 309-4069 1999.04.26 조회수 : 1914
- 독자마당 - 낙동대교를 흔들만한 우렁찬 함성 - 김 병 규 (금곡동 주공아파트 906-1103)지난 13일 북구청과 낙동문화원이 3·1독립운동사에 근거한 충실한 기획과 완벽한 준비로 시행한 1919년 3월29일 구포장터 독립만세의거 80주년 기념 재현행사는 건국 이후 미증유의 경제난국에 대한 극복의지 다지는 뜻깊은 행사였다.일본에 농락 당하여 황금어장 상실에 대한 부산어민들의 실의와 국제법을 무시하고 우리어선 불법 납포를 일삼아 온 일본의 횡포에 대한 잠재 감정마저 작용한 때문인지 어민계층을 위시하여 다양한 계층과 중년 이상 연령층들이 많이 참여하여 부산 시민의 극일사상과 애국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역력히 볼수 있었다.특히 외경 주재소 습격 장면과 3·1독립선언문 낭독 때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격앙되고 숙연한 자세로 3·1정신을 이어 받아 어떤 국난도 헤쳐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들이 얼굴에 충만했다.마지막 3·1독립만세 기념탑 앞에서의 만세 삼창을 할 때는 모든 참가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3·1독립운동에 희생된 많은 애국자들의 영령에 바치는 뜨거운 추모의 뜻과 어떤 국난도 몸바쳐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힘차고 낙동대교를 흔들만한 우렁찬 함성이었다.이번 행사는 시기 적절했고 앞으로 북구민은 물론 전 부산 시민의 자긍심을 북돋아 주고 3·1정신 선양에도 크게 기여 할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1999.03.25 조회수 : 590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