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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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창 / 2021년 12월 향 수 박순옥 하이얀 찔레꽃이 강둑에 피는 밤이면 달빛에 도란도란 얘기꽃도 피운다 늦은 봄 청보리 살찌는 밤에 소쩍새가 애간장을 태우면 옹이진 고목엔 이슬이 가득하다 달빛에 취하고 향기에 젖어 꽃 멀미라도 하였을까 눈가에 맺히는 이슬이 *시인 약력: 2000년 <한맥문학> 수필 등단. 부산 문인협회 회원, 북구 문인협회 이사. 수필집 <바람이 웃었다> 2022.01.07 조회수 : 1080
- [시론] 코로나19 시대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관심을 추광호 / 부산북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소장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위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대면 및 집합금지 업종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고 특히 고용안정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의 고통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요즘 신문을 보면 ‘고졸 이하·비정규직에서 코로나19 충격 가장 컸다’, ‘2025년 단순노무·서비스 일자리 21만개 사라질 전망’ 등의 기사 제목이 자주 눈에 띄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고용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적 취약계층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노동수요 변화에 맞추어 노동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생학습과 취업교육 등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수행하여 경제적 취약계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새희망자금 등을 신설하여 코로나19로 인해 소득·매출이 감소한 이들에게 긴급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일자리에 관련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고용안정망인 고용보험제도가 실업의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 왔으나 고용보험 제도는 보험 원리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장성 등에 있어 제도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기반하여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2021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누구나 취업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참여자 개인별로 필요한 취업지원서비스(직업훈련, 복지연계 등)와 함께 취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소득 지원도 병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처음 시행되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취약계층에게 단순히 수당을 지급하는 부조 제도가 아니라,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주요 지원대상은 취업을 원하는 청년, 장기실업자, 경력단절여성, 저소득 구직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취업취약계층 등이 해당되며, 참여자의 소득과 재산 등에 따라 두 가지 유형(Ⅰ·Ⅱ)으로 나누어 지원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 모두에게 취업지원서비스인 취업에 필요한 직업훈련, 일경험, 복지서비스 연계, 취업알선 등 각종 취업지원 및 구직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가구단위 총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청년층 120% 이하), 가구원 재산 합계액이 4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Ⅰ유형 참여자에게는 최소한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대 300만원(월 50만원×6개월)의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하고, 가구단위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의 중장년층(청년은 소득수준 무관) 등 Ⅱ유형 참여자에게는 직업훈련 참여 등 구직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를 취업활동비용으로 지원한다. 코로나 이후의 경제는 결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들 말하고, 노동시장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들 한다. 앞으로 다가올 노동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데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적합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를 희망한다면 온라인 홈페이지(www.work.go.kr/kua)를 통해 불편함 없이 참여할 수 있고, 전국 171개 고용센터에 더해 새일센터, 지자체 일자리센터에 방문 신청도 가능하다. 청년, 장기실업자, 경력단절여성 등 취업취약계층 분들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하며, 부산북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들에게 체계적인 취업지원서비스를 통해 참여자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신속하게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2021.11.25 조회수 : 1167
- [시인의 창] 가을 음악회 (2021년 11월) 가을 음악회 이상익 깊어가는 가을밤에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가을 향기 머금은 곳에서 아늑한 공연장이 설레게 한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 소리가 장내를 진동했다 어느 시인의 별 헤는 밤의 시 낭송에 취해 버리기도 하였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우쿨렐레로 연주를 하니 가을밤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음악회 뒤풀이가 좋았던 것은 주고받은 술 한 잔에 가을이 자꾸만 익어가기 때문이다 *숲 해설사, 북구 문인협회 이사, <부산가산문학> 홍보부장, (사)강변문학 이사, 동백 시 낭송회 이사 2021.11.25 조회수 : 995
- [독자마당] 오늘은 나도 요리사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은 나도 요리사’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금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40대 이상 중년남성을 위한 요리교실을 1기에서 3기까지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1기가 끝나고 2기가 시작될 때였는데 늦었지만 행정복지센터에 연락을 해봤더니 결원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단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3기 시작 하루 전에 연락이 왔다. “동원 어울락에서 진행하니 챙겨 오실 것은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하면 됩니다”라는 것이 담당자의 말이었다. 직장에서 은퇴하기 전에는 아내가 해주는 밥과 반찬을 먹을 줄만 알았지 요리를 해볼 생각은 없었다. 처음 요리를 해보려니 설렘과 조바심이 앞섰다. 첫 주 수업에 ‘닭볶음탕’과 ‘견과류 멸치볶음’을 만들어 보았는데 수강생 6명이 만든 닭볶음탕의 색깔이 각각 달랐다. 본인의 입맛이 다르니 싱겁게, 얼큰하게 재료를 가감하여 기호에 맞게 간을 조절하였다. 집에 와서 두 가지 반찬을 다시 먹어보니 닭볶음탕은 간이 딱 맞았으나 견과류 멸치볶음은 간장을 조금 줄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주 수업에서는 ‘제육볶음’과 ‘두부조림’을 만들었는데 맛있게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제육볶음에는 돼지고기, 양파, 고추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갔다. 아내가 두 가지 반찬을 맛보더니 간이 맞다고 칭찬을 했다. 요리는 식재료의 선택에 따라 맛이 다르고 요리순서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60대 중년 남성들이여! 북구 평생학습관이나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강의에 참여합시다. 스트레스 받으며 직장생활 하느라 나를 잊고 살아왔던 세월을 묻어두고 20대, 30대에 하고 싶었던 일이나 취미생활을 다시 도전해 봄으로써 삶의 행복을 느껴봅시다. 박용규 / 금곡동 2021.11.25 조회수 : 1046
- [독자마당] 금연, 시민정신이 필요한 때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담배연기와 매연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른 아침의 맑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늘 불쾌감을 안고 출근을 해야 하는 그 발걸음이 오죽이나 무거울까. 건널목이나 도시철도 입구, 버스 정류장,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전통시장과 골목에는 버젓이 금연이라는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줄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을 보면 불쾌감이 들지만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담배 연기를 손으로 휘저으며 찌푸린 얼굴로 지나갑니다. 특히 병원 앞을 지날 때면 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꽂고 휠체어를 탄 채 연신 피우는 걸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건강이나 기분은 아랑곳 않고 어르신들과 젊은 남녀들이 모여 담배를 즐기는 모습 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심지어 담배 연기를 서로의 얼굴을 향해 매섭게 뿜는 장난을 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장난을 치면 엉뚱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 만약에 조물주가 공짜로 공기를 주지 않고 공기 값을 지불토록 했다면 아마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또 매연으로 공기를 오염시킨 이에게는 그 죄를 물어 당장 지구를 떠나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나도 젊은 시절 담배를 피워 본 경험이 있어 이해는 하지만 힘겹게 끊고 나니 담배만 보아도 역겨울 정도가 되어 버렸다. 담배는 얼마든지 끊을 수가 있다.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작심삼일로 끝내버리기 때문에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은 담배와의 전쟁을 끝낸 사람만이 아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2021년을 마무리 하는 즈음에 영원히 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주위의 응원 속에 한해를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이효준 / 구포동 2021.11.25 조회수 : 1058
- [시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역할과 기대 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지방자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자체마다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개발하여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이를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랜드마크란 지리학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탐험가들이 일정 지역을 이동할 때 표식으로 인식하던 특징적 사물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요즘은 특정 국가·도시의 성격을 상징하고 지역을 대변하는 건조물, 자연경관, 역사적 장소 등을 의미하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각 도시를 방문해서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가 어디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답변하는 곳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셈이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중국 북경의 천안문, 서울의 숭례문 등은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의 대표적인 예이며, 일본의 후지산이나 브라질의 아마존강 등의 자연환경도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자체의 랜드마크에 대한 이해는 고층 건물의 상업적 광고를 위한 이미지로 전락하여 도시를 아름답게 하기 보다는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랜드마크로 만들어진 도시의 이미지는 다른 곳과 차별되는 고유성과 절대성을 확보하게 만들고, 이러한 이미지가 널리 알려져 설득력을 얻게 되면 많은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각 도시나 지방에서는 그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개발하여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신규 관광 인프라를 창출하는 동시에 정체성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부산시도 지역을 대표하는 7개의 교량, 7개 해수욕장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세븐브릿지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핵심 콘텐츠로 개발하여 파리 에펠탑,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브릿지 등과 같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전 세계인의 소망목록에 포함될 수 있도록 부산의 대표 상징물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도시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그 나름의 분위기와 정취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곳을 찾은 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아울러 그 도시의 경제를 유지시키고 살리는 역할까지 한다. 최근 우리 구의 도시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산과 강을 품은 지역 기반 위에 시간을 통해 전개된 노력과 사회구조의 변화, 도시 기반의 기능변화로 생태공원, 등산로, 가로환경 등이 지역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인상과 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구의 랜드마크로 거론되는 ‘금빛노을브릿지’는 길이 382m의 부산 최장 보행교로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 주변을 연결하고 ‘감동나루길 리버워크’도 구포시장부터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을 연결하는 길이 320m의 보행전용 다리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시에서도 금빛노을브릿지와 감동나루길 리버워크가 2021년 준공되면 낙동강을 운행하는 생태탐방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과 함께 구포역과 화명생태공원, 덕천동 젊음의 거리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여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함과 동시에 우리 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장소나 건조물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개인이나 집단의 경험에 따라 장소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랜드마크를 개발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어떤 장소의 어떤 구조물을 랜드마크로 선정할 것인가, 어떤 경관을 관광객에게 보여 줄 것인가,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가 등의 논의는 랜드마크를 선정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과제이다. 관광 콘텐츠는 지역민·관광객 등과 함께 만들어나갈 때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금빛노을브릿지와 감동나루길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구민 및 관광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우리 구의ㅇ 역량을 홍보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북구의 호감도를 높이는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이때에 지역의 명소로 부각될 우리 구의 랜드마크가 구민들의 삶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치를 가지고 마음을 열어 주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2021.11.02 조회수 :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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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남편의 센스는 가정평화의 특효약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난다. 시아버님의 생신을 맞아 큰며느리로서 시댁에 가서 일을 열심히 했더니 허리는 물론이고 어깨와 팔 다리 등 안 쑤시는 데가 없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거실에 쓰러져 남편에게 팔다리를 마사지 해달라고 했더니 남편이 정성을 다해 마사지를 해주더니 잠깐 바람을 쐬러 간다고 나갔다. 그러고는 1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남편은 꽃다발을 하나 사서 들고 왔다. 시댁에서 일하느라 힘든 마누라의 피로를 꽃으로나마 풀어주려고 사왔다며 재스민과 프리지어가 조화롭게 포장된 꽃다발을 척하니 안기는 게 아닌가.
“이 아저씨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생각지 않았던 남편의 행동에 약간의 ‘의구심’이 들어 물었지만 남편은 “그냥”이라며 웃는다.
꽃다발을 받아 화병에 담고 거실 한가운데 세워 놓은 후 2시간 조금 넘게 곯아 떨어졌을까. 저녁밥을 짓기 위해 설핏 깨어나 보니 정말 집안 가득 꽃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프리지어 향기에 취해 아주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나 싶었다.
이렇게 맛있게 단잠을 잔 적이 있을까 싶을 만큼 숙면 중의 숙면을 취하고 나니 시댁에서 상을 차리느라 힘들었던 피로가 거짓말처럼 싹 가셨다. 남편의 ‘꽃 작전’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요즘은 마케팅에서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이 중요시 된다고 한다. 남편도 어디선가 그런 마케팅 전략을 들었는지 꽃향기로 나의 피로를 완전히 씻어주었으니 대성공을 거둔 것 같다.
어느 집이든 명절과 생일 등 대소사가 많다. 남편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상차림 등 집안일을 하느라 힘든 아내를 위해 가끔씩 꽃다발을 건네주는 센스를 발휘해 보시라. 이처럼 작은 관심이 가정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특효약이라는 걸 잘 알아두시길 바란다.
좌혜경 / 화명동
2021.11.02 조회수 : 1001
- [독자마당] 진정한 행복은 밥맛에서 온다 “밥맛이다.” 이 말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얼마나 밥이 맛이 없으면 그런 일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겠는가. 사람이 사는 데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밥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밥보다 더 좋은 먹을거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잦은 외식으로 화학조미료 맛에 길들어진 사람도 많다. 라면, 피자,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신세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배가 고파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밥 냄새는 싱거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싸 주신 도시락을 살며시 놓아두고 그냥 가서 점심을 굶고 허기져 녹초가 되곤 했다. 알루미늄 도시락 뚜껑을 살짝 열어 보고 보리가 쌀보다 훨씬 많을 때면 가지고 가지 않았다. 친구들 보기에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1960년대 초·중반에 흰쌀밥을 먹는 것은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었다.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구수한 냄새가 식욕를 자극하는 쌀밥이야말로 어릴 적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하루 세 끼 밥을 먹지 않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허전하다. 중학생 때 꽤 잘 사는 친구 집에 갔다. 친구네 식구들과 밥을 먹는데 밥그릇이 보통 밥그릇 3분의 1밖에 안 될 것 같았다. 한 그릇을 후닥닥 먹었다. 양이 차지 않았지만 체면 때문에 더 먹겠다고 할 수가 없었다. “잘 먹었습니다.” 아쉬움을 간직한 채 밥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용기 없는 나 자신을 원망하며 배고픈 하루를 보냈었다. 내겐 아내와 아들이 있다. 세 식구가 먹는 식량의 절반 정도를 나 혼자 소비한다. 혈기왕성한 아들이지만 먹는 밥의 양은 유아 수준을 면치 못한다. ‘밥’의 맛이 ‘밥맛’다워질 때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밥 냄새가 구수하고 군침이 돌 때의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누렸으면 좋겠다. 우정렬 / 화명동 2021.11.02 조회수 : 923
- 시인의 창 / 2021년 10월 갈색 여행 정길언 우리 모두는 싱그러운 세상에서 안녕을 꿈꾸지만 슬픈 노래가 가슴을 울리는 중도 역에 내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오뉴월 태양도 시공을 지나 뜨거움을 지우고 비스듬히 기울면 어느새 자연도 갈색 분을 뒤집어쓰고 오색 등 다는 늦가을 덧없는 세월이 서쪽으로 긁어놓은 주름 길을 따라 머리 밑에 은빛 세월을 숨기고 여행을 떠났다 기차는 벌써 노을 역에 도착 대합실을 서성이는데 아옹다옹 발버둥도 따라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예사롭지 않는 찬바람이 유효기간 지난 낙엽을 되돌아올 수 없는 구렁지로 몰아세우고 있다 저무는 석양 앞에서는 하잘것없는 것들도 길동무가 되는 법 발밑에 구르는 그에게 다음 행선지가 어디냐고 물었다 바스락 침이 마른 친구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말하고 흐르는 물에 몸을 풀어 이승을 씻었다 말없이 찾아가는 머나먼 길 훤히 보인다 *작가약력: 2008년 계간지 <문학예술> 신인상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새부산 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 문학협회 부회장(현). 2012년 <남제문학> 작가상 수상, 2015년 <부산시단> 작품상 수상. 시집 <갈대는 낮에 울지 않는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