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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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경로효친 사상을 잘 구현해야 한다
며칠 전 시내버스를 탔는데 퇴근시간과 맞물려 버스가 좀 혼잡스러웠다. 버스에는 빈 좌석이 없었다. 도중에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노인들이 탔는데 노약자석을 비롯한 좌석에 앉은 중고생들은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내가 일어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였다. 그 노인은 고맙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나는 유년 시절에 자리에 앉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시대의 변화로 인해 경로효친 사상이 차츰 사라져가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동방예의지국의 전통이 과연 남아 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또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스승이나 선배를 예우하는 고유의 미풍양속이 실종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대가족을 이루고 살던 시대에는 예의범절의 전통이 살아 있었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핵가족화가 진행된 요즘에는 자녀를 적게 낳아 황제처럼 키우다보니 젊은이들의 예의범절이나 공중도덕을 지키려는 의식이 옅어지고 있다. 노인복지정책도 부족하여 연로한 어르신들은 빈곤, 질병, 고독의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힘겨운 삶을 겨우 유지해나가고 있다.
사회분위기를 보면 노인들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경제발전과 빈곤 퇴치를 위해 애써온 어르신들을 방치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가 잘 살고 있는 건 그들의 노력 덕분이다. 많은 어르신들이 궁핍함 속에서 노후를 우울하게 보내고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못 되더라도 마음은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이다.
지금 세대들이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면 본인들도 같은 대우를 받는다. 가정에서 먼저 아이들을 잘 훈육하고 학교에서도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라져가는 경로효친 사상을 잘 구현할 것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강신호 / 만덕동
2022.12.07 조회수 : 406
- [시론] 지역공동체 문화 공간 동네서점 황경희 / 희망북구 편집위원, 국어 독서논술강사 어릴 적에 단골로 드나들던 ‘동네 책방’이 있었다. 걸어서 동네 책방에 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그때는 잘 몰랐다. 그러나 참고서나 유명 서적들을 판매하는 획일화된 운영방식을 갖고 있던 동네서점은 대형서점의 축소판 형태였다. 대형서점에 비해 구비된 책 종류가 많지 않은 만큼 점차 경쟁에 밀렸다. 게다가 독서 인구 감소, 온라인 책 구매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동네 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책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다. 그래서 책방에 들어서면 약간의 떨림과 함께 더할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책방 없는 동네가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 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그 빈자리에 지역마다 다양한 동네 책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먼 거리에서도 서점을 찾을 분명한 이유를 만들어 독서 마니아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독립 출판물이나 해외 그림책 등 시중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책들을 책방지기가 직접 큐레이션하고 판매하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시 ‘동네 서점’의 전성기가 오는 것일까? 시간 날 때마다 작은 동네 책방 투어를 나선다. 책방주인의 고민과 생각 끝에 분류되고 전시되었을 책들을 만나면 울컥하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동시에 이 책방은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동네 책방에 미래는 있을까? 이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서 책방지기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책 팔아서 먹고 살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숫자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 하는 책방지기들의 셈법은 우리의 셈법과는 완전히 달랐다.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일은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었다. 부산에도 개성과 독특한 분위기와 큐레이션이 남다른 동네책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앙동의 ‘주책공사’는 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를 내거나 특별한 포장 방식을 하는 등 특색 있는 마케팅을 더해 동네의 ‘문화 기지’ 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대 앞 ‘예쁜 책방 헤이즐’은 아트북, 팝업북 전문 서점으로 책방지기들이 좋아하는 예쁜책들과 굿즈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책방을 열었다. 망리단길, 영도 흰여울 마을, 온천천 등 곳곳에 지역특성을 살린 작은 책방들을 만날 수 있다. 북구 화명동에는 동네책방 ‘무사이’가 있다. 그리스어로 ‘생각을 불러일으키다’를 뜻하는 ‘무사이’는 동네책방, 독립영화 상영과 작은 음악회가 결합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무사이 책방지기는 고요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온전하게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책을 큐레이션하고 판매한다고 한다. 그리고 ‘부산 국제미디어 페스티발’과 ‘부산 독립영화제’ 작품들을 상영하고 있다. 수능시험을 치룬 수험생들이 동네책방 ‘무사이’에서 지친 마음들을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 지역 특성을 살린 작고 예쁜 책방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책들이 오밀조밀 놓인 아늑한 공간의 동네 서점은 참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많은 독립서점들은 단순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있다. 동네 책방은 지역 공동체문화가 싹트는 곳인데 그저 사진 찍기에 좋은, 멋지고 예쁜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외에도 동네 책방이 겪고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한다. 마을과 도시에서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으려면 완전 도서정가제가 이루어져야한다. 지금과 같이 현금으로 10퍼센트를 싸게 해주는 도서정가제는 동네 책방을 힘들게 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전자책방 이용은 세배가 늘었다고 한다. 전자책방은 10퍼센트 싸게 주고 5퍼센트를 적립하면서 택배비도 받지 않는다.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나조차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했다. 구매를 하려는 순간에도 온라인 서점의 할인 혜택과 적립을 떠올리며 부끄럽게도 망설인 적도 있다. 이러니 동네책방은 큰 책방이나 전자 책방과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온라인 서점보다는 직접 동네 서점을 방문하여 책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할인 혜택이 크지 않아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말이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갖는 문화공공재다. 북구에 다채롭고 구포나루의 지역적 특성이 넘치는 ‘동네 책방’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 해본다.
2022.12.07 조회수 : 482- [시인의 창] 황화코스모스(전수현) 황화 코스모스 전수현 단풍만 한 가을 대명사 파란 하늘 배경이 곧잘 어울리고 터를 가리지 않고 피어 은근히 기다려지는 그런 코스모스를 생각했다면 오해다 쨍한 해를 닮아서 눈 맞추면 눈멀고 마음을 홀리는 색기 능청스레 가을바람에 척척 안겨 허리 비트는 농익은 노을빛 코스모스 그 춤사위에 가을이 취했다. *약력: 아호 성숙(成淑). 2007년 <좋은문학> 등단. 부산문인협회,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북구문학 이사. 넵 좋은문학 공로상, 북구문학 작가상, 북구청 문학상. 개인시집 <석곡리연가>
2022.10.26 조회수 : 711- 건강정보 / 가을철 불면증 환경 바뀌면서 발생…취침 전 과식·공복 피해야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수면 시간이나 패턴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성인은 하루에 7~8시간, 어린이는 9~10시간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이 부족하면 피곤하고 졸릴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식욕이 증가해 체중이 늘기도 한다. 수면장애로 진료실을 찾는 사람도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여름철에는 열대야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겼으나 가을이 되어도 잠들기가 어렵다면 만성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갑작스럽게 바뀌는 시기이므로 수면 리듬이나 패턴을 분석하는 검사를 받아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 원칙을 지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알맞은 온도와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되 자기 직전에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자제하고 흡연이나 음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주 깨거나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과식이나 공복 상태도 피해야 한다. 잠이 안 온다고 시계,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면 잠들기가 더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어났을 경우에는 차라리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2022.10.26 조회수 : 534
- [독자마당] 가을 단상 이제 제법 가을 느낌이 난다. 아침저녁으론 꽤 선선해서 긴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4계절을 누릴 수 있는 이 땅에서 산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곧 이 계절이 끝날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 가을의 풍경은 참 맑다. 하늘도 깨끗하고 피부에 와 닿는 공기도 산뜻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좋은 기분은 봄에 느끼는 기분 좋음과는 차이가 있다. 봄의 기운은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두근대고 설레고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아 주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이는 ‘기분 좋음’이지만 가을의 기운은 차분해지고 사색적이 되고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기분 좋음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의 이 기분 좋음은 점점 울적한 기분으로 바뀐다. 가로수들이 노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물든 나뭇잎들이 떨어질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 저 밑으로 뭔가 ‘쿵’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젊었을 때는 ‘가을앓이’를 무척 심하게 했다. 내 그림자가 길어지는 이즈음부터 가로수가 잎을 다 떨어뜨릴 때까지 혼자서 가을을 느끼며 가을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다. 괜히 전시장을 기웃거리고, 연극이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가 볼까 인터넷 검색도 해 본다. 직업의 특성상 자리를 길게 비울 처지가 아니라서 늘 마음으로만 그쪽을 서성이지 정작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올해는 10월에 연휴가 2주에 걸쳐 있어 벼르던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데 10년이 더 걸린 것 같다.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봤고, 그 이후로도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이 되진 않지만 더 미루지 않으려고 한다. ‘언젠가는’이 아니라 ‘지금’ 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꾸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여행을 다녀오면 그 추억으로 이 가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박경혜 / 화명동
2022.10.26 조회수 : 517- [독자투고] 가을 단상 이제 제법 가을 느낌이 난다. 아침저녁으론 꽤 선선해서 긴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4계절을 누릴 수 있는 이 땅에서 산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곧 이 계절이 끝날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 가을의 풍경은 참 맑다. 하늘도 깨끗하고 피부에 와 닿는 공기도 산뜻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좋은 기분은 봄에 느끼는 ‘기분 좋음’과는 차이가 있다. 봄의 기운은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두근대고 설레고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아 주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이는 ‘기분 좋음’이지만 가을의 기운은 차분해지고 사색적이 되고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기분 좋음’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의 이 ‘기분 좋음’은 점점 울적한 기분으로 바뀐다. 가로수들이 노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물든 나뭇잎들이 떨어질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 저 밑으로 뭔가 ‘쿵’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젊었을 때는 ‘가을앓이’를 무척 심하게 했다. 내 그림자가 길어지는 이즈음부터 가로수가 잎을 다 떨어뜨릴 때까지 혼자서 가을을 느끼며 가을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다. 괜히 전시장을 기웃거리고, 연극이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가 볼까 인터넷 검색도 해 본다. 직업의 특성상 자리를 길게 비울 처지가 아니라서 늘 마음으로만 그쪽을 서성이지 정작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올해는 10월에 연휴가 2주에 걸쳐 있어 벼르던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데 10년이 더 걸린 것 같다.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봤고, 그 이후로도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이 되진 않지만 더 미루지 않으려고 한다. ‘언젠가는’이 아니라 ‘지금’ 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꾸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여행을 다녀오면 그 추억으로 이 가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박경혜 / 화명동
2022.10.26 조회수 : 574- [시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경관 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순응하는 형태를 만들어 살아왔다. 도심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을 권리가 있으며 본래의 자연경관에 사회·경제·문화·기술적 영향을 주어, 시각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그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이나 생활, 독특한 분위기, 이미지 등 시각적으로 감지되지 않은 영역을 포괄해 ‘도시경관’을 형성해 왔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를 가꾸려는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생활 수준의 상승과 더불어 문화적인 풍요로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빈번해진 국제교류로 도시가 세계화돼 가면서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성은 역사나 자연 등 다양한 관점을 통해 발견할 수 있지만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근래에는 다른 곳에서 지역성을 찾기도 하는데, 이 지역성을 디자인 원칙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역성이 실현되도록 의도적으로 형태를 만들고 시설을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구는 빼어난 산악·강변 경관과 더불어 지역 내에는 크고 작은 구릉성 산지와 하천을 비롯하여 다양한 역사유적이 분포하고 있어 경관 형성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용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특히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맞물려 도시 전체의 발전 방향과 장래 모습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지역뿐만 아니라 지역주변부, 강변 등에 무질서하게 고층아파트가 난립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관리지역 등에 고층아파트, 음식점, 모텔, 상업시설 등이 산발적으로 입지해 주변과 조화롭지 못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디자인 분야와 관련하여 옥외광고물이나 예술장식품, 그리고 공공시설물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차원의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의 수요자인 주민들까지 참여토록 하여 공공과 시민의 합의에 의한 경관계획이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주민 스스로 생활공간 조성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경관제도를 실행하여야 한다. 경관을 둘러싼 과제들은 무수히 많다. 가로 경관, 수변 경관, 역사문화 경관, 야간 경관과 같은 특정 경관계획과 함께 전선 지중화, 가로등, 쓰레기 수집 장소, 주차장, 건물의 디자인·색채, 울타리, 조명등, 전광판, 간판·광고물, 빈터·빈집 유지관리, 스카이라인, 옥상 녹화계획 등의 문제점을 주민과 협의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주민 스스로 도시를 만들어 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방 자치 시대의 정착에 따른 지역공동체 의식 형성, 인본주의에 입각한 노약자·장애인·보행자를 위한 도시 정비 등의 필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므로 경관 형성·관리는 중요한 도시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아름답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지역·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경관 향상을 위한 시책을 전개하고, 구민은 구청의 경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구에서도 최근 경관 관리를 위해 감동진 문화포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금빛노을브릿지’가 완공되었으며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시공 중인 ‘감동나룻길 리버워크’를 비롯해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점증하고 있다.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경관 형성·관리가 도시 공간 관리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경관은 공익이며 모두가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공공의 자원이라는 의식의 확산과 함께, 경관 형성·관리는 종합적 도시 행정의 중심축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경관 형성·관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때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진정한 삶의 터전으로서의 아름다운 북구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2022.10.26 조회수 : 513
- [시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경관 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순응하는 형태를 만들어 살아왔다. 도심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을 권리가 있으며 본래의 자연경관에 사회·경제·문화·기술적 영향을 주어, 시각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그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이나 생활, 독특한 분위기, 이미지 등 시각적으로 감지되지 않은 영역을 포괄해 ‘도시경관’을 형성해 왔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를 가꾸려는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생활 수준의 상승과 더불어 문화적인 풍요로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빈번해진 국제교류로 도시가 세계화돼 가면서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성은 역사나 자연 등 다양한 관점을 통해 발견할 수 있지만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근래에는 다른 곳에서 지역성을 찾기도 하는데, 이 지역성을 디자인 원칙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역성이 실현되도록 의도적으로 형태를 만들고 시설을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구는 빼어난 산악·강변 경관과 더불어 지역 내에는 크고 작은 구릉성 산지와 하천을 비롯하여 다양한 역사유적이 분포하고 있어 경관 형성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용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특히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맞물려 도시 전체의 발전 방향과 장래 모습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지역뿐만 아니라 지역주변부, 강변 등에 무질서하게 고층아파트가 난립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관리지역 등에 고층아파트, 음식점, 모텔, 상업시설 등이 산발적으로 입지해 주변과 조화롭지 못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디자인 분야와 관련하여 옥외광고물이나 예술장식품, 그리고 공공시설물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차원의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의 수요자인 주민들까지 참여토록 하여 공공과 시민의 합의에 의한 경관계획이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주민 스스로 생활공간 조성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경관제도를 실행하여야 한다. 경관을 둘러싼 과제들은 무수히 많다. 가로 경관, 수변 경관, 역사문화 경관, 야간 경관과 같은 특정 경관계획과 함께 전선 지중화, 가로등, 쓰레기 수집 장소, 주차장, 건물의 디자인·색채, 울타리, 조명등, 전광판, 간판·광고물, 빈터·빈집 유지관리, 스카이라인, 옥상 녹화계획 등의 문제점을 주민과 협의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주민 스스로 도시를 만들어 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방 자치 시대의 정착에 따른 지역공동체 의식 형성, 인본주의에 입각한 노약자·장애인·보행자를 위한 도시 정비 등의 필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므로 경관 형성·관리는 중요한 도시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아름답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지역·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경관 향상을 위한 시책을 전개하고, 구민은 구청의 경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구에서도 최근 경관 관리를 위해 감동진 문화포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금빛노을브릿지’가 완공되었으며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시공 중인 ‘감동나룻길 리버워크’를 비롯해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점증하고 있다.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경관 형성·관리가 도시 공간 관리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경관은 공익이며 모두가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공공의 자원이라는 의식의 확산과 함께, 경관 형성·관리는 종합적 도시 행정의 중심축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경관 형성·관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때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진정한 삶의 터전으로서의 아름다운 북구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2022.10.26 조회수 : 476
- [명예기자] 사랑하면 예전과 다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 글귀를 처음 만난 날 “연세 있으신 분이 저런 감성을 갖고 계시다니”하며 웃었다. 그랬는데 20년이 지난 요즘 저 글귀를 다시 찾으며 나는 내가 조금 늦되는 우둔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얼마전 일행들과 길을 걷다 “까르르르”하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소리의 주인이 까마귀인 것을 알게 된 순간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그리고는 누가 ‘야’하고 불러서 돌아보았는데 까마귀였다는 이야기며 까마귀가 영역 다툼에서 까치에게 쫓겨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날 이후 까마귀 울음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얼마 전이었다. 사과껍질의 무게를 줄여보려고 햇볕 좋은 낮에 에어컨 실외기 위에 두었다. 그런데 그 껍질 사이에 귀엽고 동그란 엉덩이가 보였다. 동식물에 관해 잘 알고 있는 큰아들이 호박벌임을 알려주었다. 아들은 꽃이 부족해지는 가을엔 과일도 먹는다며 기온이 조금 더 떨어지는 10월 중순 이후에는 벌집 온도를 올리느라 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이후로 베란다를 지날 땐 발소리를 죽였고, 호박벌이 사과 과육을 뭉쳐서 벌집에 가져다 놓으러 간 사이 다시 사과를 자르고 꿀물을 타서 놓았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사과를 올려놓을 수 없어서 마음이 쓰였고 벌이 비 그친 다음 날 다시 왔을 때는 가슴이 뛰었다. 이젠 오지 않지만 나는 이름을 호박이라고 붙였다. 내년 봄이 허락되지 않는 수명을 가진 ‘호박’을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다른 호박이를 위해 꽃이 부족해지는 가을이면 사과를 실외기에 올려놓게 될 것이다. 나는 호박벌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 꽃밭에 호박벌이 날아다니고 까마귀가 소란스러울 봄을 즐겁게 기다릴 것이다. 나의 계절은 전과 같지 않고 달라질 것이다. 김미정 / 희망북구 명예기자 2022.10.26 조회수 : 471
- [독자] 가을 단상 이제 제법 가을 느낌이 난다. 아침저녁으론 꽤 선선해서 긴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4계절을 누릴 수 있는 이 땅에서 산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곧 이 계절이 끝날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 가을의 풍경은 참 맑다. 하늘도 깨끗하고 피부에 와 닿는 공기도 산뜻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좋은 기분은 봄에 느끼는 ‘기분 좋음’과는 차이가 있다. 봄의 기운은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두근대고 설레고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아 주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이는 ‘기분 좋음’이지만 가을의 기운은 차분해지고 사색적이 되고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기분 좋음’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의 이 ‘기분 좋음’은 점점 울적한 기분으로 바뀐다. 가로수들이 노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물든 나뭇잎들이 떨어질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 저 밑으로 뭔가 ‘쿵’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젊었을 때는 ‘가을앓이’를 무척 심하게 했다. 내 그림자가 길어지는 이즈음부터 가로수가 잎을 다 떨어뜨릴 때까지 혼자서 가을을 느끼며 가을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다. 괜히 전시장을 기웃거리고, 연극이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가 볼까 인터넷 검색도 해 본다. 직업의 특성상 자리를 길게 비울 처지가 아니라서 늘 마음으로만 그쪽을 서성이지 정작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올해는 10월에 연휴가 2주에 걸쳐 있어 벼르던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데 10년이 더 걸린 것 같다.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봤고, 그 이후로도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회복이 되진 않지만 더 미루지 않으려고 한다. ‘언젠가는’이 아니라 ‘지금’ 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꾸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여행을 다녀오면 그 추억으로 이 가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박경혜 / 화명동 2022.10.26 조회수 : 460
최종수정일2020-11-20
- [시론] 지역공동체 문화 공간 동네서점 황경희 / 희망북구 편집위원, 국어 독서논술강사 어릴 적에 단골로 드나들던 ‘동네 책방’이 있었다. 걸어서 동네 책방에 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그때는 잘 몰랐다. 그러나 참고서나 유명 서적들을 판매하는 획일화된 운영방식을 갖고 있던 동네서점은 대형서점의 축소판 형태였다. 대형서점에 비해 구비된 책 종류가 많지 않은 만큼 점차 경쟁에 밀렸다. 게다가 독서 인구 감소, 온라인 책 구매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동네 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책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다. 그래서 책방에 들어서면 약간의 떨림과 함께 더할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책방 없는 동네가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 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그 빈자리에 지역마다 다양한 동네 책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먼 거리에서도 서점을 찾을 분명한 이유를 만들어 독서 마니아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독립 출판물이나 해외 그림책 등 시중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책들을 책방지기가 직접 큐레이션하고 판매하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시 ‘동네 서점’의 전성기가 오는 것일까? 시간 날 때마다 작은 동네 책방 투어를 나선다. 책방주인의 고민과 생각 끝에 분류되고 전시되었을 책들을 만나면 울컥하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동시에 이 책방은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동네 책방에 미래는 있을까? 이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서 책방지기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책 팔아서 먹고 살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숫자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 하는 책방지기들의 셈법은 우리의 셈법과는 완전히 달랐다.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일은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었다. 부산에도 개성과 독특한 분위기와 큐레이션이 남다른 동네책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앙동의 ‘주책공사’는 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를 내거나 특별한 포장 방식을 하는 등 특색 있는 마케팅을 더해 동네의 ‘문화 기지’ 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대 앞 ‘예쁜 책방 헤이즐’은 아트북, 팝업북 전문 서점으로 책방지기들이 좋아하는 예쁜책들과 굿즈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책방을 열었다. 망리단길, 영도 흰여울 마을, 온천천 등 곳곳에 지역특성을 살린 작은 책방들을 만날 수 있다. 북구 화명동에는 동네책방 ‘무사이’가 있다. 그리스어로 ‘생각을 불러일으키다’를 뜻하는 ‘무사이’는 동네책방, 독립영화 상영과 작은 음악회가 결합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무사이 책방지기는 고요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온전하게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책을 큐레이션하고 판매한다고 한다. 그리고 ‘부산 국제미디어 페스티발’과 ‘부산 독립영화제’ 작품들을 상영하고 있다. 수능시험을 치룬 수험생들이 동네책방 ‘무사이’에서 지친 마음들을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 지역 특성을 살린 작고 예쁜 책방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책들이 오밀조밀 놓인 아늑한 공간의 동네 서점은 참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많은 독립서점들은 단순한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있다. 동네 책방은 지역 공동체문화가 싹트는 곳인데 그저 사진 찍기에 좋은, 멋지고 예쁜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외에도 동네 책방이 겪고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한다. 마을과 도시에서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으려면 완전 도서정가제가 이루어져야한다. 지금과 같이 현금으로 10퍼센트를 싸게 해주는 도서정가제는 동네 책방을 힘들게 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전자책방 이용은 세배가 늘었다고 한다. 전자책방은 10퍼센트 싸게 주고 5퍼센트를 적립하면서 택배비도 받지 않는다.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나조차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했다. 구매를 하려는 순간에도 온라인 서점의 할인 혜택과 적립을 떠올리며 부끄럽게도 망설인 적도 있다. 이러니 동네책방은 큰 책방이나 전자 책방과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온라인 서점보다는 직접 동네 서점을 방문하여 책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할인 혜택이 크지 않아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말이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갖는 문화공공재다. 북구에 다채롭고 구포나루의 지역적 특성이 넘치는 ‘동네 책방’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