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선진국의 소비문화 탐방 ─ 일본

  • 1997-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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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10%이상 높입시다.

일본인은 왜 세일기간이 되면 백화점 문이 열리기도 전에 줄을 서고, 점심시간이 되면 맛있고 싼 음식점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가, 평상시에는 눈도장만 찍어 두고 세일기간을 기다리는 지혜, 소금에 절인 매실 하나로 반찬을 대신하던 전시(戰時)의 어려움을 아직도 잊지 않는 자기 성찰이 무섭기까지 하다.
옷이나 음식, 가재 도구와 자동차는 남을 위하거나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에 쓰려고 있는 것이라는 철저한 근검 절약의식…….
일본의 근검절약 의식은 국민 전 계층에 고루 퍼져 있어서 소위 ‘졸부’가 판치니까 중산층과 서민층까지 덩달아 써대는 우리의 과소비 형태를 부끄럽게 만든다.
일본 경단연(經團聯)의 명예회장을 지냈던 도고(土光敏夫)씨는 80년대 말 작고하기까지 도쿄 근교의 대지 50평, 방 4개짜리의 조그마한 집에서 살았던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한 달 생활비는 15만엔 내외. 수입의 절반 정도를 절약하여 어느 학교의 운영비로 기부했다고 한다. 다른 경단연의 간부들 대부분도 30평 남짓한 아파트에 살고 있고, 샐러리맨들도 대개 10∼20평의 ‘토끼집’(兎 :우사키고야)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에 비하면 이들의 아파트는 초라할 정도로 좁다. 그래서 ‘토끼집’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집이고 자동차고 가전제품이고 ‘대형’만을 선호하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일본 주부들의 알뜰 장보기 또한 축소지향의 일본 소비문화를 잘 드러내 주는 사례다. 이미 우리에게 고전이 되어 버린 옛날 말 같지만 “생선 반 마리와 무 반 개만 주세요”로 통하는 일본 주부들의 저소비(低消費)습관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장보기로 사온 반찬들이 식탁에서 남을 리가 없고 음식쓰레기 봉투가 낭비될 까닭이 없다. (공보처)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