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미담사례 - 북구의 숨은 양심

  • 1997-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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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만덕2동 주공아파트 입구에서 광덕물산 방향으로 도로변 미화작업을 하던 중 130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 주었던 북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이옥승(59. 만덕1동)씨를 만나보았다. 59세 한창 나이에 비해 다소 연로해 보이고 왜소한 체구를 가진 이씨는 몇가지 질문에도 손을 맞비비며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누가 봐도 선량한 시민임을 알 수 있게 했다.
1980년부터 17년 동안 환경미화원 일을 해온 이옥승씨는 매일 같이 새벽 4시에 집을 나와 오후 5시까지 작업을 한다. 27일도 새벽 일찍 나와 광덕물산 방향으로 작업을 해 나가던 중 지갑을 주운 것이다.
이씨는 이번 말고도 두어차례 6만원, 70만원을 주워 관할 파출소에 신고 한 일이 있다.
환경미화원 일을 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묻자, 3년 전에 만덕1터널 구역을 청소하다 대형트럭의 경적음에 고막이 터져 듣기가 불편하니 큰 소리를 말해달라며, 이씨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지 벌써 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무단투기하는 사람들이 많고 새벽에 나가보면 곳곳에 토사물이 엉켜 있어 청소하는데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또 급속력으로 질주하는 차들 때문에 겨울에는 찬바람이 몹시 거북스럽다고 했다. 특히 “주민들이 ‘환경미화원’하면 인격적인 대우를 하지 않습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일은 젊은 주부들이 지나가며 자기 집 앞을 깨끗이 청소해 달라고 말을 할 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92년에 위암으로 아내를 잃은 그는 현재 만덕1동에서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집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손수 쓰레기 정리·분리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번 일로 구청장 표창장을 받은 이씨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쑥스러워 했다.
80년 동료의 권유로 이 길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매일 북구의 거리를 청소하며 북구 시민, 나아가 온 국민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주는 이 시대의 양심다. 이 옥 승씨 (만덕1동)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