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미담사례 - 전정숙씨

  • 1997-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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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편한 시어머님… 마음은 언제나 천사인 전정숙씨

갈수록 부모에 대한 효도가 메말라 가고 있는 현실에서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남편을 받들며 두 자녀를 훌룡히 키우며 살아가는 효부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해준다.
주인공은 92년 반상회 유공 구청장 표창장을 받은 바 있고, 96년 모범 구민상 효행부문표창 대상자로 추천된 적이 있는 정정숙씨(44세, 덕천1동 목화아파트 1-113)
시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것이 요즘 며느리들의 모습인데 25년 전부터 만성 당뇨로 고생하시던 시어머님이 약 10년 전 당뇨합병증까지 겹쳐 오른쪽 다리까지 절단하게 되자, 매일매일 부축하여 몸을 씻겨드리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약을 타오는 등 당뇨검사를 받게 하고 있어 주위에서 천사가 났다고 할 만큼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나 전정숙씨는 그런 칭찬이 오히려 부끄럽다며 18세에 시집와서 6·25때 남편을 잃고 25세에 혼자 되신 시어머님의 인생역경을 마음 깊이 이해하고 안을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만성 당뇨로 언제 고비가 닥칠지 몰라 항상 긴장된다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담담하고 오히려 잔잔해 고맙기까지 하다.
90년도에 남편의 사업이 부도난 이후로 살림이 극도로 어려워져 현재 신발회사에 다니는 남편의 한 달 백만원 가량 수입으로 서민 아파트에서 두 자녀 학비, 시어머니 병원비, 생활비로 빠듯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래서 늘 근검절약하는 알뜰한 주부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어려운 생활고 못지않게 따르는 과중한 책임감 등이 때로는 좌절감이나 회의감을 불러 오기도 한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음악을 듣거나 이웃들과 어려움을 이야기로 나누며 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자신을 아끼고 감싸안는 사랑으로 극복한다”고 말했다.
경로당에 나갔다가 돌아온 시어머니(황보 영자. 72)는 “며느리가 나” 때문에 외출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며느리 손을 꼭 잡는다. 일흔 둘의 연세에도 고된 인생역경을 지내오신 분 같지 않게 표정이 곱고 온화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마음 하나만으로 사셨다는 시어머님 밑에 전정숙 씨와 같은 며느리가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나들이라면 시어머님 모시고 병원가는게 다라고 하는 전정숙씨. 그녀의 앞으로의 바램은 온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사는 것. 특히 장남 서영태(성도고교.3)군이 올해 꼭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전정숙씨의 온 가족이 맑은 햇살은 받으며 가까운 곳에라도 나들이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