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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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공동체교실 푸·른·샘

  • 2000-07-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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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스름이 깔릴 무렵, 북구 만덕3동 호산무지개타운(중소기업청 윗편) B동 102호로 초·중학생 7∼8명이 시나브로 들어간다. 핵가족 시대에 왠 흥부가족? 사실은 푸·른·샘 공부방에 오는 학생들이다.
푸·른·샘은 만덕·덕천지역의 실직자 자녀들과 소녀·소년 가장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무료 공부방의 이름이다.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웃들이 많다. 특히 얼마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IMF라는 태풍으로 많은 가정들이 경제적 파탄을 겪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그 가정의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주는 갖가지 악영향은 많은 사회적 일탈자를 생산하는 원인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갈등하고 방황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대화와 사랑을 통해 자그마한 희망이나마 주고자 하는 뜻으로 지난 1월부터 구상과 논의를 거쳐 5월 10일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푸·른·샘 공부방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푸·른·샘의 교사진은 현재 부산대학교 졸업생, 재학생들로 구성된 순수 자원 봉사자 9명이다. 각자의 직장을 마치고 혹은 학교를 마치고 순번제로 일반과목(영·수·국·과학)을 담당하는 일반교사와 동아리 활동(컴퓨터, 영화감상, 풍물, 문학…)을 위한 특별반 교사로 역할을 나누어 맡고 있지만, 넘치는 열의에 비해 전문성의 부족과 후원금에만 의존하는 재정적 어려움은 이들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공부방이 진정한 쉼터이자 여기에 오는 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진다’는 학생의 말과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교사들은 남다른 보람을 느끼면서 푸·른·샘에 임한다고 한다.
“집을 공부방으로 내어주시고 물품을 기증하거나 후원금을 직접 주신 분등 무조건적인 순수함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는 이웃들이 계셨기에” 푸·른·샘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며 현재의 운영실태를 설명해 주는 교사 최필수(공부방 총괄책임)씨는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에게 기꺼이 힘과 용기를 주실 분들이 또 계시리라 믿으며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는다.
푸른샘 연락처 ☎ 342-4682
김미양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