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북·한·소·식 - 한적(韓赤)의 「남북이산가족면회소」 설치 제의

  • 1997-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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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3년 KBS-TV가 생방송한 「이산가족 찾기」는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전세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거대한 인간드라마였다. 넓은 여의도광장을 뒤덮었던 가족찾기 벽보는 분단민족의 고통이었고 혈육을 찾아 울부짖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이었다.
이처럼 헤어진 부모형제와 혈육을 다시 만나거나 합친다는 것은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는 인간의 기본권리이자 순수한 인륜의 문제이기에 어떠한 명분으로도 이산가족들의 재회를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한반도는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북분단이 반세기에 이르도록 이산가족의 상봉은 물론 편지한장 주고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오랫동안 이산가족의 접촉 실현을 추진해 왔음에도 북한정권은 이산가족들의 접촉을 허용할 경우 주민통제가 어려워져 폐쇄체제가 위협받게 될 것을 우려,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적십자가 10월 27일 창립 92주년을 맞아 남북이산가족 재회를 위한 면회소를 남북한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남북한이 합의하는 장소에 설치할 것을 북한적십자사에 새롭게 제의함으로써 관심을 끌고있다. 설치장소는 판문점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남북한이 합의할 경우 특정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남한지역이든 북한지역이든 한반도내라면 어느 곳에나 면회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매우 획기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럼므로 더 늦기전에 남북으로 헤어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이 하루 속히 만날 수 있도록 북한의 현명한 선택이 있기를 기대한다.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