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북구청주관 남녀평등글짓기 최우수

  • 2001-08-27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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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평등한 사회

김문주 / 가람중학교 3-4

조선시대에 들어와 남존여비사상이 지배되고, 그로 말미암아 남자들의 그늘밑에서 움직였던 지난 여성의 고난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저 모든 것은 남자의 뜻이요 결단이요, 그들의 삶 속에 묻혀 산 존재였기에… 그야말로 ‘여인의 수난시대’였다. 우리는 그것을 익혀왔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추세이지만, 아직도 지난 삶에 익숙해진 어른들의 영향으로 그릇된 생각을 배워 당연한 듯 끼고 사는 우리들이다. 나 역시 알게 모르게 그런 생각들이 잘못 인식되어 왔던 것이다.
명절이면, 우리 가족은 친할아버지 댁을 찾는다. 제사를 지내려 준비하는 일에서부터 제사가 끝나고 나서의 뒤치다꺼리는 모두 내가 어른들을 돕는다. 나는 집안의 장녀이고, 어린아이들을 빼면 나밖에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인 남자사촌들은 미안한 낮을 보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히 서 있다.
나는 물론 이해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이에 익숙해져 당연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이게 과연 어쩔 수 없는 도리일까?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남녀모두 남녀평등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남자들은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자인 경우에도 ‘네가 남자니까…’라는 말로 남학생에게 힘든 일을 떠맡기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단지 남자라는 말로 상대를 억압하고, 여자라는 말로 제압하는 것이 이 시대에서 아직까지 유효한 부분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짧은 16년 나이에 내가 이런 걸 말한다는 것도, 크거나 혹은 사소하지만 꽤 많은 부분에서 나는 남녀차별을 느껴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아니, 생각해보니 너무 뚜렷이 떠올라 난감할 뿐이다.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병원놀이를 하면 나는 항상 간호사역을 맡았고 남자애들은 의사였다. 파란색 가방보다는 분홍색 가방을 택했고, 일렬로 줄을 설때 우리는 남자애들 뒤에 섰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왜 출석번호는 남자가 먼저일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본적 있다.
“아… 말 할 때도 ‘남자, 여자’니까 그렇겠지.”
막연하게 정의했었던 내가 기억난다. 가르침부터가 남녀평등을 제대로 이끌지 않는 빈틈이 보인다.
중학생이 되어도 말뿐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졌다. 전에 내가 다녔던 여학교의 교훈은 ‘정숙, 품위, 인내’였다. 여자이기 때문에 품위를 지키고 조용히 인내해야 한다는 뜻으로 느끼는 건 나 뿐 만일까.
소위 불리는 ‘여자다운 여자’와 달리 ‘남자같은 여자, 여자같은 남자’의 모습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남녀는 모두 동등하며, 저마다 개성을 지니고 있는 부분은 존중해 주어야 하겠다. 또한 그 개성을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되겠다.
변해 가는 우리 사회는 지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듯이, 일부 개개인 스스로도 그동안으 잘못된 인식을 바꿔보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듯 싶다. 노력이 실천으로 옮겨질 것이다.
오늘은 여자아이들끼리 축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매일 운동장에서 그들을 본다. 심지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먼지 날리게 축구시합 하는 남자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뭐가 그리 재밌을까 궁금할 따름이었다. 나도 직접 해보면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제6회 여성주간(7월 1일 ~ 7일) 기념으로 북구청에서 개최한 ‘남녀평등글짓기대회’심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중등부
·최우수 : 김문주(가람중 3학년)
·우수 : 전자람(가람중 3학년)
·장려 : 강미현(대천리중 3학년)
▲초등부
·최우수 : 김보란(금곡초등 6학년)
·우수 : 마미향(화명초등 6학년)
·장려 : 이희진(명덕초등 5학년)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