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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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코로나시대, 희망을 노래하다

  • 2023-02-01 15:04:38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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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베란다에서 대천천이 내려다보인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도 예쁘다.
대천천은 참 아름다운 곳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대천천에 들어가 다슬기도 잡고, 민물검정망둑도 잡았다. 검은빛을 띠는 민물검정망둑은 통에 담으니 갈색으로 변했다. 몸 색깔이 변하는 것이 신기했다.
뜰채로 큰 것, 작은 것 몇 마리를 잡아 통에 담았다. 통에 담겨 있던 큰 민물검정망둑이 작은 민물검정망둑을 순식간에 통째로 먹었다. 작은 통 안에서도 약육강식의 세계가 고스란히 펼쳐졌기에 빨리 물에 놓아주었다. 작은 민물검정망둑이 살아남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지금은 대천천에 가끔 산책을 간다. 작년에도 조명을 설치하여 겨울 대천천을 환하게 밝히더니, 올해도 대천천에서 빛 축제를 한다.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대천천이 ‘노을빛 정원’으로 변신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남편과 대천천으로 밤 산책을 나갔다. 연인들, 친구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남편은 화려한 빛 설치물 앞에서 자꾸 서보란다. 사진이 예쁘게 나오겠다고 해서 몇 컷을 찍었다.
달 모양과 별 모양 벤치가 인상적이다. 힘들 때 쉬어가라고 말없이 자리를 내어준다.
“당신의 하루가 별보다 빛나길.”,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빛이 만들어낸 응원 글들로 가득한 노을빛 정원을 걸으니 참 좋다. 눈 결정으로 가득한 카펫, 희망 토끼 카펫을 걸으니 동화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별을 따고, 달을 따고, 희망의 사다리를 탄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간을 위로받는다.
“괜찮아, 힘내!” 노을빛 정원이 따뜻하게 나를 응원하며 감싼다. 모든 이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김현경 / 화명동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