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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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 코로나19 시기에 입대한 아들

  • 2021-04-28 12:38:34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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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 입대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주변인들은 위로하고, 안타까워하고, 준비해야할 일과 마음가짐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 주었다. 먼저 겪은 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심경을 전해 듣고 나니 마음이 복잡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시기에 입대하게 되었기에 다른 엄마들이 경험했던 걸 다 느껴보진 못했다. 아들의 요청으로 논산까지 함께 가는 걸 하지 못했고, 아들이 입고 갔던 옷이 집으로 왔을 때 대성통곡을 했다는 경험담을 들었으나 담담하게 대할 수 있었다.
옷이 오기 전에 4주의 훈련 기간 중 별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메일을 썼고, 두 통의 군사우편을 받고는 휴가원을 내어놓고 수료식 초대를 기다렸으나 그 대신 코로나19로 인해 수료식이 취소되었다는 아들의 전화 목소리가 도착했다. 밝은 목소리 덕분에 그 동안의 염려가 씻겨 내려갔는지 그날 오후에 도착한 아들의 평상복을 마치 세탁한 옷처럼 대할 수 있었다.
100일 휴가 역시 코로나19로 기약이 없었으나 아들은 2주일이나 빨리 휴가를 나와 놀라움과 반가움을 선물하였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일 때 부대원들에게 밀린 휴가와 예정된 휴가를 같이 내어 주었다고 했다.
아들은 “엄마가 궁금해 하실 것 같아 이야기하는데 군대가 안 힘들면 이상하잖아요. 나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많은 사람도 있어요. 그리고 걱정 마세요.”라고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2주 휴가를 마친 후 귀대한 아들에게서 며칠 전 전화가 왔다. 2주간 격리 상태로 있다가 군생활로 돌아간다고 한다. 군대에 보내놓으면 걱정의 연속일 것이라는 예상이 무색해질 정도는 아들의 입대에 이리 쉽게 적응하고 있는 자신이 놀랍기만 하다.
이제 막 4개월이 지났고 앞으로 14개월이 남았다. 어디서나 자신의 몫을 다해 내리라는 믿음을 깊은 무게로 쌓으며 부질없는 염려는 접고 나의 몫인 일상에 전념해야겠다.
김미정 / 희망북구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