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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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천냥 빚을 갚는 말과 천냥 빚을 지는 말

  • 2021-03-31 16:33:14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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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속담이 적지 않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거나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것도 있다. 그리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과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것도 있다.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잘 가려야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곱게 순화된 말씨는 본인과 상대방 모두에게 약이 되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만 거칠고 독선적인 말은 듣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준다. 그런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잘 아물지 않으며 본인에게도 유익할 리가 없다. 오죽하면 ‘웅변이 은이라면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어릴 때 부모님께 받았던 밥상머리 교육이 떠오른다. 밥상에 둘러앉았을 때 지켜야할 예의범절 등을 알려주시곤 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다시 이런 가정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TV를 보다보면 회의석상이나 토론장에서 서로 상대방의 말이 틀렸다고 고성을 지르고 윽박지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남의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걸 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행동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사람보다 서로를 위하는 말, 상생할 수 있는 따뜻한 말로 지혜롭게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이 훨씬 더 아름답고 멋지게 보인다.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오만과 독선에 빠진 사람에게는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이들은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름을 틀림으로 판단한다면 대화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어떤 환자가 의사에게 “제가 고질병에 걸린 거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의사는 “고질병이 아니라 고칠병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글자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그 환자에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
임종근 / 희망북구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