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시인의 창 / 물구나무를 서다
- 2018-11-26 16:09:38
- 문화체육과2
- 조회수 : 736
전수현
그까짓 거
‘발도 하는 일을 머리가 못 하랴’ 했다
발을 허공에 세우고
머리가 땅을 딛고 서자
발바닥이 된 정수리에 벌겋게 비명이 맺힌다
물구나무를 서자
거꾸로 담겼던 생각들이 쏟아진다
땅을 이고 서 보니
아름드리나무의 깊은 뿌리가 보인다
서 있는 것들의 중심이 보인다
비운 마음자리의 크기도 보인다
발바닥에 얹힌 하늘이 너무 푸르러 눈물이 난다.
강원도 정선 출생. 2007년 <좋은문학> 시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북구문인협회,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개인시집 <석곡리 연가>. 부산시 북구청 문학상, <부산북구문학> 작가상, <좋은문학> 공로상.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