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시인의 창 / 물구나무를 서다

  • 2018-11-26 16:09:38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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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현

 

그까짓 거  

발도 하는 일을 머리가 못 하랴했다

 

발을 허공에 세우고

머리가 땅을 딛고 서자

발바닥이 된 정수리에 벌겋게 비명이 맺힌다

 

물구나무를 서자

거꾸로 담겼던 생각들이 쏟아진다

땅을 이고 서 보니

아름드리나무의 깊은 뿌리가 보인다

서 있는 것들의 중심이 보인다

비운 마음자리의 크기도 보인다 

 

발바닥에 얹힌 하늘이 너무 푸르러 눈물이 난다.

 

강원도 정선 출생. 2007<좋은문학> 시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북구문인협회,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개인시집 <석곡리 연가>. 부산시 북구청 문학상, <부산북구문학> 작가상, <좋은문학> 공로상.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