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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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장애인도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

  • 2019-03-25 21:13:14
  • 문화체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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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 북구장애인협회 회장

 

봄은 우리에게 따스함과 포근함을 주는 동시에 수많은 기념일과 행사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그중 필자에게는 올해로 벌써 39회째를 맞이하는 장애인의 날이 가장 중요한 날이 아닐까 싶다.

장애인의 날이 시작된 건 국제재활협회 이사회(테헤란 개최)1970년을 재활10으로 정하고 각국에 재활의 날을 지정할 것을 권고하면서부터라 볼 수 있다. 이에 1972411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사회는 420일을 재활의 날로 정할 것을 의결하고 1972420일 제1회 재활의 날 행사를 거행하였다. 또한 1976UN의 제31차 총회에서 1981년을 세계장애인의 해로 정하여 모든 국가는 장애인들이 다른 국민들과 동일한 기회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며 신장되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하였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며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고취할 목적으로 1981년에 4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거행하여 왔다. 1989년에는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420일 장애인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정하여 1주일간을 장애인 주간으로 설정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과거 장애인은 가까이하기 무섭고 불쌍하여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표현되어 왔다. 또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편견과 불평등을 당연한 듯 받아들여야만 했다. 얼마 전까지도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써왔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닌 장애인과 일반인으로 구분지어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홍보와 다양한 인식개선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일은 거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

내년이면 장애인의 날도 불혹이다. 공자는 나이 마흔에 이르면 미혹되지 않고 정신이 헷갈리지 않는다고 하였고, 링컨 대통령도 “40세가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위의 말들처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지금은 흔히 백세시대, 유병장수의 시대라고 얘기한다. 장애인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장애인도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과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장애인의 날이 불혹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얘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인식개선 활동은 당연히 지속되어야 한다. 이제는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때이기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보다 많은 장애인 전문가를 배출해야 할 것이다. 전문성을 가진 비장애인 강사의 교육도 훌륭하겠지만 당사자의 경험적 지식이 동반된 교육은 비교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역할 점검이 필요하다. 여러 단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할 것이며 지역사회가 장애인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경청해보아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 조례 등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자발적 참여가 요구된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장애인의 삶에는 수동적인 요소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 물론 수동적인 요소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자발적 참여는 사회적 약자이지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당당히 표현하자는 의미가 되겠다. 분명한 자기표현을 위해 이론과 경험적 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보다 많이 마련되어 장애인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국가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고, 그에 따른 복지혜택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변화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애인도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은 더불어 함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당당한 존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