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작심삼일이 모이면 습관이 되려나?

  • 2019-06-26 11:36:39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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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끈기가 부족하고 게으르다라는 첫 문장을 쓰고 그런 내가 마뜩찮아서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옷장 정리와 청소를 하면서 시간을 끈다.

나는 일을 할 때, 특히 책임감이 주어진 일을 맡았을 때 미루기를 잘 한다. 끈기와 인내심이 부족하면서 일을 미루고 게으르기까지 하니 스스로 생각해도 딱할 지경이다. 이런 나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왜냐면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평판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고 싶은 욕구는 수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시작하게 했다. 최근에 시작한 일은 매일 글 한 줄 쓰기와 화분에 기르는 꽃의 변화를 그려보는 것, 그리고 실내자전거 매일 30분 이상 타기다.

작년 이맘 때 꽃이 핀 베고니아를 구입한 후 첫 날에 베고니아를 그렸다. 하지만 그날 그림을 그린 후 나의 실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바로 그림 그리는 것을 접었다. 베고니아가 작년 봄과 여름 내내 화려한 꽃을 피워준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남았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시도한 무수한 도전들은 베고니아를 그리다 만 것처럼 슬며시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 매일 글 한 줄 쓰기와 실내자전거 타기는 1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글을 쓰기 싫을 때마다 그걸 권했던 시인을 생각하며 언젠가 나도 책 한 권의 저자가 될 거야라는 꿈을 꾸며 매일의 일상을 적어 나가고 있다.

또한 실내자전거는 TV 드라마를 본다거나 책을 읽으면서 탄다. 물론 자전거를 타기 싫은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한다. 그럴 때는 ‘3분만 타야지하고 몸을 일으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10분 이상은 타게 된다. 자전거를 주 5, 30분 이상 꾸준히 타고 나니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덜 차고 허리 아픈 것이 나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오늘도 나는 작심삼일이 모이면 습관이 된다고 되뇌며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힘차게 밟아 본다.


박유미 / 희망북구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