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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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지역주민 중심의 도시환경디자인

  • 2020-04-28 15:27:16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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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최근 우리구의 도시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산과 강을 품은 지역 기반 위에 시간을 통해 전개된 노력과 사회구조의 변화, 도시 기반의 기능변화로 생태공원·등산로·가로환경 등이 지역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인상과 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주민 중심의 도시환경디자인은 인간중심의 도시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지역 거주공간의 바람직한 형상, 역사문화의 존중을 위한 의식변혁, 공공공간의 디자인, 나아가서는 인간중심의 도시환경디자인을 의미한다.

도시환경디자인은 과거의 경직된 공공성에서 소통의 공공성, 이용자 중심의 공공성으로 바뀌고 있으며 도시브랜드화로 읽기 쉬운 도시, 쾌적한 도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환경디자인의 공공성 확보는 중요하다 할 것이다.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모든 영역의 디자인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제작·설치·운영하는 각종 공간 및 시설, 용품과 관련한 여러 장비와 장치를 보다 합리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으며 관과 민이 대화하고 협력하는 과정의 미학을 담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례로 우리구의 무장애숲길, 하절기 건널목 파라솔, 동절기 추위대피 쉼터 등은 시설물을 도시 미관이나 지역민의 편의성 개념으로 바꾸어 디자인의 내용, 형태, 기능으로 통합되어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의 도시환경디자인은 공공디자인의 대상물이 가지는 형태, 색채, 이미지, 기호 등이 모두 자유로워야 하며 일방적으로 표방되거나, 관료적 기준과 절차에 의해 획일적으로 규율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공공적 창의성이 발현되고, 시민사회의 다원성이 허용되며, 민주적인 방식과 절차로 디자인이 이루어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

 

또한 디자인의 요소들이 사적인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무질서하게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규범과 규칙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순화되어 표출되는 공공의 미학을 띠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공공디자인은 공공공간, 공공시설, 공공매체를 이용해 소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환경, 삶의 방식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이해는 도시를 아름답게 하기보다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판을 예로 들면 우리의 도시건물에 부착된 간판들이 무질서하여 통일된 미학을 띠지 않는 것은 공공영역에 위치되는 시설물이나 기호로서 간판의 디자인이 정부의 법규와 규칙이나 관료적 기준과 절차에 의해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건물주나 광고주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공동체적 규칙이나 기준에 의해 통제 받지 않고 그냥 적나라하게 표출됨으로서 초래한 필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역으로, 공공영역을 형성하는 조건을 충족하면서 디자인된 간판의 경우 형태, 색채, 위치, 배열 등 디자인의 모든 요소들은 그 장소의 시공간적 맥락에 부합할 것이고, 타 지역과 구분되는 해당지역의 도시다움을 표출할 것이며, 관과 민이 대화하고 협력하는 과정의 미학을 담는 것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공공영역을 배경으로 하는 공공디자인은 형태, 기능, 색채 등으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의 공공적 미학성을 담아내기 위해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과정이 뒷받침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생성된 디자인의 개별요소들이 전체 공간의 질서 속에서 서로 조율되고 통합되며, 공공공간·시설·매체의 일상적 활용을 통해 행복한 도시, 머물며 삶을 지속하고 싶은 지역으로 변모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구에서 활성화될 공공디자인에 관한 논의와 실행도 바로 이 원칙을 반영하고 더욱 세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