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북·한·소·식 - 북한의 식량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 1997-04-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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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으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실상이 하나둘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만약 해외의 도움이 끊어진다면 수십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할 것으로 각국의 전문가들이 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자력으로 식량난의 해결이 불가능해진 북한은 적극적으로 식량구걸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즈』지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굶어 죽은 북한어린이들의 시체가 길거리에 버려져 있다는 중국인 트럭운전사의 목격담을 보도하며 쓰레기터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다고 전할 정도로 북한의 식량난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월간 조선 4월호에 따르면 김정일은 지난해 12월 7일 평양에서 행한 비공개 연설에서 “식량문제로 무정부 상태가 조성되고 군량미도 바닥났다.”고 식량난의 심각성을 자인하며 “북한에 군량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 미제국주의자들이 당장 쳐들어 올 것.”이라면서 군량미 보장이 최대과제임을 강조했다. 김정일은 또 북한의 경제파탄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복잡한 정세속에서 군대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역설, 경제난에 따른 체제위기 상황을 개혁·개방없이 군사력을 동원한 내부통제 강화로 극복하려는 의도임을 나타냈다. 또한 방북한 외국인사나 해외언론 등을 통해 굶주림의 현장을 집중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식량원조를 많이 받아 군량미로 충당하려는 의도적인 연출로 보는 의구심도 없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를 통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북식량 지원에 참여하고 있으며 종교계 등 사회일각에서도 북한동포 돕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우리의 이러한 동포애가 북한의 군량미를 보충해 주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깨닫고 일과성의 식량지원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식량난 해결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