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時論 - 과소비 원인과 대책 사회적 마케팅으로 어느 누가 우리 사회를 이처럼 병들게 했는가? (이성호)

  • 1997-04-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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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호
경남대 교수
경영학 박사

우리는 이제 달리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주변을 한번 둘러봐야 할 것 같다. 성장일변도의 경제개발정책, 조선시대의 ‘사색당파' 싸움을 무색케하는 듯한 정치적 리더쉽,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지닌 인간을 길러내지 못한 교육현실, 또한, 여러 계층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합의를 공유할 수 없게 된 사회적 분위기 등을 그 원인으로 집약, 여기에다 땀흘려 일하지 않고 떼돈을 번 부동산 투자가나 졸부들의 소비행위나 이들을 더욱 부추긴 일부 기업들의 이기주의적 사고가 부채질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계층간의 갈등과 위화감이 더욱 심화, 이런 와중에 터진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그렇게 믿었던 문민정부 핵심권력층의 비리사건은 성실히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 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주변을 정리하고 다시 뜀박질 할 수 있는, 즉 소비자, 기업, 정부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분석의 룰 속에서 그 원인과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특히 사회적 마케팅을 중심으로).
마케팅이란 이러한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욕구(Needs)와 필요(Wants)를 충족, 제품과 서비스를 상호교환(Exchange)하는 사회적 교환과정이라고 정의, 교환의 결과가 모든 교환당사자간에 상호적(Beneflcial Exchange)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복지에 기여, 호혜적이어야 한다는 것, 과소비 제품은 소비자의 욕망과 허영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모르나 행복과 관련된 욕구와 필요는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의 순간적인 폭리는 가능할지 모르나 기업이미지와 경쟁력(특히 국제 경쟁력)과 같은 장기적 이익을 감소시키고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따라서 과소비의 원인과 대책을 마케팅 철학의 실종과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
첫째, 소비의 주체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과소비의 원인을 ‘소비자의 가치관’의 변화와 그에 따르는 욕구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가치관은 열심히 일하는 것(Hard Work)에서 편하게 사는 것(Easy Life)으로, 후일의 만족에서 당장의 만족으로 점점 변화돼 왔다. 그러므로 과소비에 대한 대책은 소비자들의 가치관을 수정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즉, 교육과정을 통해서 건전한 가치관을 배양하며 가정에서부터 근검절약의 전통적, 정신적 미덕의 조성, 가족 중심의 레저활동의 증대, 문화·스포츠 공간의 확대 등을 도모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업의 차원에서 과소비의 원인과 대책을 찾아야 한다.
즉, 관리적 마케팅(Management Marketing)에서 벗어나, 사회적 마케팅(Social Marketing)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관리적 마케팅'에서는 성공에 대한 평가기준을 판매량이나 이익에 두고 있으므로 사회적 이익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는 ‘사회적 마케팅'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중 불필요하게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조장한 행위, 나아가서는 경쟁제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손쉽게 외국의 사치·호화제품을 수입하여 과소비 풍조를 조장하는 등의 사회적 기준에 위배되는 기업행동을 마땅히 자제해야만 기업의 영속성, 경쟁력 강화, 장기적 발전이 가능하다는 소박한 진리를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자, 이제 우리는 마지막 남은 결승지점을 향해 달려가자. 우리 모두 화려한 변신을 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내자.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