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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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지방화 시대의 과제(백이성)

  • 1995-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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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백 이 성(부산낙동문화원 원장)

올해는 광복 5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였다.
그리고 밖으로는 세계화로 진전하면서 안으로는 지방 분권화, 자율화로 나아가는 지방화 시대의 원년이기도 했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 자치 제도는 4년전 지방의회가 출범한 이후 금년 6·27 지방선거에서 민선 자치단체장을 등장시켜 지방 행정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와 함께 흔히들 관공서의 문턱이 높다던 기본 관념과 공무원의 권위주의적 요소가 말끔히 씻어지고 주민 편의 위주의 봉사행정이 제자리를 찾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토요일 전일 근무제 실시, 구청장실의 개방과 청장의 실·과 방문 결재로 민원 확인행정을 펴면서 주민의 생활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여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속에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역의 경제력과 주민의 화합력을 우선적으로 달성하는데 있다.
행정적인 자치 능력과 함께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자치 능력은 지방화 시대의 가장 중요한 선결 요건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민의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추진하여야 재정자립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된 이때 주민의 자치적 부담이 그만큼 무겁게 안겨져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방자치만 되면 무엇이든 다 될것처럼 안이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처리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주민들은 없는지. 이러한 의식수준으로는 지방자치란 현실적으로 뿌리내릴수 없다. 무엇이 시급한 과제이며, 무엇이 우리의 공통적 관심사인지를 바르게 찾아가기 위해서는 주민의 화합력이 절실히 요구 된다. 여기에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 즉 향토애가 있어야 한다. 내 고장에 대한 애향심을 바탕으로한 선의의 지역이기주의는 지역간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주민에게 지역 공동체 의식을 불어 넣기 위하여 여론을 조정하는 지방 정치 체제가 바로 서야 한다.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장은 지방정치의 지도자로서 의지와 능력을 다해 책임감 있는 리더쉽을 발휘하기 위 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바른 길이다. 지방의회 역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보의 부재와 전문성 부족을 메우기 위해 발로 뛰면서 공부하는 의원상을 정립해 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나의 이웃과 마을의 공익을 위하여 헌신하는 자세로 직무에 충실할 때 주민이 화합하는 지방정치의 풍토가 정착될수 있을 것이다. 자치적 재정력과 주민이 구정에 관심을 가지고 솔선 참여하는 화합력을 바탕으로 지방화시대를 활짝 열어 갈 때 세계화로 가는 길도 자신있게 개척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해 본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