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시론 - 김 병 수 /북부교육청 교육장

  • 1999-04-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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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청소년의 달을 맞으며……


『청년은 미래에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고 한다. 사춘기는 인생에 있어 꼭 앓고 지나는 홍역과 같은 것이다. 잘만 앓고 나면 평생 동안 면역이 되는 그런 병이다.
미래를 사는 청소년들이 이 삶의 홍역을 잘 겪어 나도록 보살필 책임은 부모와 학교,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즉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이 그 맥(脈)을 같이 할 때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 한다. 자녀들이 부모말을 듣지 않을때 “넌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니"라는 말을 가끔 하는데 곰곰이 따져보면 이 말은 해선 안될 말인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닮지 않으면 누굴 닮는다는 말인가! 자식의 행위와 선악의 가치관을 계발시키는 교육의 첫 장(場)은 바로 가정이다.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봐도 훌륭한 인물 뒤엔 항상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다. 꼽는다면 부지기수이지만 첫째로 꼽을 수 있는 분은 신사임당이다.
재주도 남달리 출중했지만 대학자 율곡을 키우는데도 엄모(嚴母)이셨다. 한석봉의 어머니께서는 불을 끄고 떡을 썰었고 그 아들은 글을 썼다. 어머니의 지극 정성에 감동한 석봉은 당대의 으뜸가는 명필이 되었다. 중국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교육에 더욱 유별났다. 잘못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삿짐을 세 번이나 꾸렸다. 요즘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이란 책으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오토다케 히로타의 어머니도 오늘의 오토다케를 있게 했다.
태어날때부터 팔 다리가 10여㎝밖에 안되는 선천성 사지 절단의 중증 장애인, 이런 오토다케를 보고 그의 어머니는 “귀엽구나"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삶의 철학은 오토다케가 정상인보다 더 밝고 낙천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었던 것이다. 이 모두가 자식이 미래를 향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행동으로 모범을 보인 것이다.
이제 학교 교육도 일명 ‘교실 수업'에서 탈피하여 “새 학교 문화창조"란 기치 아래 개성과 인성을 중요시 하는 ‘미래 교육'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능력과 개성이 중요시되는 학생중심의 '열린교육'의 장으로 자리 매김 될 것이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특성화 교육도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우리것'의 소중함도 일깨울 것이다.
얼마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다녀갔다. 관광 명소를 다 두고 왜 하필이면 '안동'이었을까? 아마 반만년 역사를 가진 한국의 얼과 혼, 바로 ‘우리것'을 알고자 했던 것이다.
다가오는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마냥 청소년들을 어린 싹으로 보고서 품에만 안을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미래의 역군으로 키워야겠다.
청소년이 올바로 자라기 위해서는 엄격한 가정교육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열린 교육 그리고 청소년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포근히 감싸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끼고 이를 실행하는데 가정과 학교 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교육학에서 청소년 시대를 가소성기(可塑性期)라고 한다. 이것을 쉽게 말하자면 진흙으로는 무엇이든지 만들면 그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인데, 청소년도 환경에 따라 또는 교육에 따라 어떤 형태라도 만들 수 있는 연령기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선도하자면 먼저 주위환경을 정화해야 하며, 또 한편으로는 기성세대들이 건전한 생활을 보여주면서 그들과 자주 대화함으로써 이런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건전한 생활을 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