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시론 - 건전한 청소년 문화환경 조성돼야

  • 1997-09-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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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일 호 / 구의회 의원 (구포3동)

청소년 세대와 40대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청소년을 위한 쾌적한 환경조성에 적극나서야

현대는 1차산업에서 4차산업까지 복합된 고부가가치의 산업과 첨단과학으로 세계가 1일생활권인 지구촌의 시대이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청소년인 신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교육적인 유행은 다국적이 되어 정확하게 고정된 정통성이 없이 자유스러움을 넘어서 혼란스럽다.
이즈음에 지금의 청소년과 가장 밀착된 생활을 하고 있는 40대의 과거 생활환경과 현재의 청소년 생활환경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40대는 대체적으로 청소년의 부모격이 되기 때문에 청소년 문제를 직접 풀어야 하는 당면세대인 것이다.
먼저 40대의 청소년 시절을 되새겨 보며 현재의 청소년 문제를 생각해 보자.
정치적으로는 제3공화국 시절이며 2차산업 사회가 걸음마를 시작하여 공장 굴뚝에 검은 연기가 나오는 것이 발전의 초석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공해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는 농경사회를 벗어나지 못한 때였으며 그래서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 강들이 40대의 청소년 시절에 호연지기를 키우며 자란 터전이었던 것이다. 그 때의 부모들은 다산(多産)을 하는 것이 행복이요, 미덕이었던 시절이었다. 또한 새마을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전개되어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며 열심히 일을 했던 것이다.
자식교육이란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되었고, 학교에서도 국가 중흥이란 기치아래 학생들을 가르쳤던 것이다. ‘청소년 문제’란 말이 생길 틈이 없었던 시절이다. 하교를 하면 으레히 집안일을 도왔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교육이란 것은 받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친구들간의 우정과 호연지기는 영원히 변치 말 것을 약속하며 하늘을 찌를 듯 하지 않았던가!
방학 동안에는 친구들과 원두막에 모여 자두, 참외를 서리해 먹는 재미로 밤 지새는줄 몰랐으며 무더운 여름에 알이 찬 밀을 주인 모르게 베어다 모닥불에 구워서 비벼 먹느라 손과 입이 온통 새까맣게 변하기도 했다. 우리 40대는 이런 낭만이 있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어떠한가. 시멘트 문화가 낳은 성냥곽 같은 아파트 생활, 핵가족화 되어 현관문 밖의 단절된 이웃, 친형제가 없는 청소년, 그리고 내신성적과 입시 때문에 진정한 친구가 없는 학교생활, 부모들의 과잉보호와 잘못된 사랑, 공주병, 왕자병 등. 이것이 지금 청소년이 겪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주변 환경은 탈선을 조장하는 오락실, 만화방들이 늘어서 있고, 걸어서 등교하는 자유도 없이 승용차, 봉고차로 학교와 학원, 독서실을 오고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 때문에 청소년들은 주눅이 들어 있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것이다.
또한 지금 온 세상이 학원폭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은가. 힘센 청소년이 약한 친구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폭력한다면 어떤 현상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인가. 아무리 내 아이를 보호하려 해도 청소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폭력 영상물, 폭력 만화, 컴퓨터 통신, 오락실과 같은 주위 환경과 이로 인해 청소년 개개인의 성향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비뚤어진 가치관으로 사고한다면 그것은 공염불인 것이다.
자, 이제는 학교 정문까지 차를 태워다 주는 것보다 우리 청소년에게 거리를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을 주자. 착하게 자라라, 공부 잘해라, 나쁜 짓 하지마라 강요하기 전에 이기적인 장막을 거둬내고 청소년 스스로가 판단하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이 사회의 도덕성 수호와 국가발전은 분명 40대의 몫이며 책임인 것이다. 그러므로 직접 일선에 나서서 여러 형태의 청소년을 위한 모임을 가지며 학교 주위 환경을 개선하고 청소년을 계도해야 할 것이다.
교복 입은 학생이 대낮에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그냥 보고 넘길 것인가, 아니면 계도할 것인가? 계도한다면 그럴 자격이 있는가. 현재의 40대들은 인생은 즐기며 살아야 한다며 과거를 잊어버리고 기회만 있으면 먹고 놀자는 식으로 만들지는 않는가. 한 번 놀기 시작하면 뿌리를 뽑자는 식으로 주위를 혼탁하게 하지 않는가?
이제 40대도 반성하여 확고한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이며 대화로써 청소년들의 생각을 피부로 느끼고, 낭만이 있었던 40대의 가치관과 역사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교사는 교사로서, 공무원은 공무원으로서, 사업가는 사업가로서,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희망인 청소년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청소년이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자유롭고 창의력 있는 민주적 역량을 키워 지구촌 시대를 짊어지고 갈 훌륭한 젊은이가 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