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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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지금 무엇들 하고 있는가?

  • 2001-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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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웅 / 부산평화방송 보도국장
북구는 강과 산이 둘러싼 아름다운 고장이다. 서쪽으로는 낙동강이 바다로 흘러들기 위해 부산땅과 처음 만나는 곳이고 동쪽으로는 금정산과 상학산을 잇는 능선이 숨가쁘게 달리고 있다.
북구는 부산에서 가장 먼저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곳이다. 금곡동 율리 패총, 화명동과 덕천동 고분군 등 신석기시대의 유적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멀리는 가야문화를 꽃피웠고 가까이는 개화의 물결이 넘실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도 향토지킴이 「낙동강 사람들」이 선조들께서 지켜온 정신을 본받아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북구의 현주소가 거대도시 부산의 외곽으로 밀려나 균형잡힌 개발이 늦어지고 있지만 고향을 사랑하고 향토정신을 이어가려는 낙동문화원의 「낙동강 사람들」은 오늘도 가멸지게 나서고 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값진 일인가? 「낙동강 사람들」의 변치않는 애씀이 있는 한 북구는 미래가 있는 고장이다. 구포를 중심으로 하는 북구에서 다리를 놓고 길을 넓히며 아파트를 짓고 공장을 세우는 일 못지않게 북구를 문화의 고장으로 다듬어 가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미 발굴된 패총과 고분군 등 역사자료와 신석기시대 유적을 바탕으로 옛 선인들의 삶터를 재현시키고 만덕사의 복원과 낙동강박물관의 조성 등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없는 차별화 된 문화사업의 추진을 제안해 본다.
정보시대의 핵심은 문화요, 한 나라의 힘은 지역문화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볼 때 북구의 개발가능성과 문화잠재력은 미래부산의 이정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부터라도 지방 행정가와 주민들은 미래 북구의 큰 청사진을 그리고 그 위에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정성을 모아야 하겠다.
세계의 고대문명이 하나같이 큰 강을 끼고 일어났다면 북구야말로 말 없이 흐르는 낙동강을 텃밭으로 하는 문화고장으로 깨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늦기전에 잠자는 구민들의 향토정신을 일깨워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북구 구민들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택지개발과 도로건설로 더 이상 문화유적이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빽빽이 들어서는 아파트촌이 한갓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부산의 외진 변두리이기보다는 부산에서 처음 선사시대가 열렸고 역사시대를 꽃피웠던 당시 부산의 중심지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끝으로 30만 북구 구민들에게 「지금 무엇들 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싶다. 지금 우리의 혈관속에 고동치는 빛나는 문화전통과 향토정신을 꿋꿋하게 살려 나가야 하지 않을까?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