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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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탐방 - 덕천종합사회복지관

  • 2003-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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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이웃, 나누는 사랑

덕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날은 아주 궂은 날이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걸맞지 않게 빗방울은 오전부터 오락가락했고, 바람은 우산이 느닷없이 뒤집힐 정도로 불어댔다. 게다가 그런 날씨에도 잠시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땀방울이 등을 적실 정도로 후덥지근한 기온마저 사람을 지치게 했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사회복지과장을 맡고 있는 김미정(사회복지사)씨는 웃으며 반문부터 던졌다. "기본적으로 복지관에서 하는 일은 다 같은 것 아닌가요?" 우문에 현답이라고 질문을 던진 사람이 머쓱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다른 점은 분명 있었다. 덕천종합사회복지관의 소식지를 받아 읽어보면서 그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그 사실을 김미정 사회복지사께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 답한다. "여기가 북구기초푸드뱅크랍니다."
푸드뱅크는 식품의 생산, 유통, 판매,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먹거리 식품들을 기탁 받아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여 활용함으로써 식품을 통한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말 그대로 Food Bank, 식품은행이다.
우리 북구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 충분한 운영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광역푸드뱅크와 협조하여 홍보를 강화하고 운영시스템을 정비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란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면서 웃으시는 담당자의 표정 뒤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으로 알아낸 박정자 자원봉사자는 "별로 한 일이 없다" 라고 도리어 뒤로 물러선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는다는 박정자씨는 부산 전역을 다니며 음식을 모으고 모은 음식들을 각 푸드뱅크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것 없습니다.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라고 말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나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해 달라는 말에 그분은 끝내 웃음만 머금었다.
분명히 푸드뱅크는 식품의 각 과정에서 남는 식품을 고루 분배하는 것인데, 덕천종합복지관에서는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사랑의 빵 나누기'였다. 확인한 바로는 지난 1년 동안에만 총 11,000개 정도의 수량을 제공하여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다고 하는데, 빵이 유통 과정에서 그만큼 남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역시 아니었다. 신만덕의 '케익프라자'와 '라떼과자점'에서 후원한 것이었다. 거의 매일 일정량의 빵을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남몰래 사랑을 베푸는 분들이 많구나 하는 감동이 다시 살아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습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김해에서 독지가가 제공한 비닐하우스의 열무를 뽑아온다는 직원은 이파리에 쓸려 붉어진 팔이 가려운지 연신 문지르면서도 차에서 짐을 내리며 땀을 흘렸다.
복지관을 나서서 돌아오는 길에는 어느새 빗방울도 멎고, 바람도 잔잔해졌다. 며칠 찌푸렸던 하늘도 조금씩 파란 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문의 : 덕천종합사회복지관
☎331-4674
부산광역시 푸드뱅크
전용전화 137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