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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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경작,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 2003-05-26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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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경작은 산림을 훼손하고,
재해를 발생시키며, 환경오염을 초래해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경작은 땅을 덮고 있는 작은 나무나 풀을 걷어내고,
그 땅 속에 박혀 있는 돌 등을 제거한 후에
물과 양분이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땅을 부드럽게 일군 후에 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때론 이런 작업은 주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무단경작은 법에 허용되는 경작이 아닌
한 개인이 불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땅에
몰래하는 경작이다.
이런 무단경작은 주위 환경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구의 무단 경작현황은?

부산의 다른 지역들도 비슷한 양상이지만 특히 북구는 전체 면적에서 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다. 북구 전체 면적인 38.3㎢ 중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23.1㎢로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거기에다 낙동강을 옆에 끼고 있기 때문에 주거지는 거의 산과 강 사이의 구릉지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무단경작이 발생하는 곳을 보면 대개 주택가를 낀 산자락이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주변이다.
우리 구에서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는 평지가 거의 없는 특성상 대부분 구릉지나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 구 전체가 사실상 무단경작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북구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무단경작지는 2002년 말 현재 50,390㎡에 달하는데,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무단경작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 및 기존에 있던 밭 주위로 조금씩 만들어지던 무단경작지는 근래 들어 아파트 단지 인근 산자락 지역에 대규모로 새로운 무단경작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라 현재는 훨씬 많은 면적이 무단경작에 잠식당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무단경작이 이루어지는 원인은?

그렇다면 무단경작이 이루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불법행위가 이루어지는 원인이 대부분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무단경작은 그 종류를 달리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무단경작을 일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무단경작은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땀을 흘려 땅을 가꾸고 거기서 채소를 키워 직접 먹을 수 있는 기쁨을 얻는 것이 주목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 그 때문에 무단경작은 옛날의 텃밭처럼 작은 규모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직접 땅을 일구고 생명을 가꾸어 그 손수 가꾼 채소를 식탁 위에 올리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특히 부산과 같은 대도시 거주민들에게는 큰 유혹이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면 이제 도시의 사람들은 그런 즐거움을 누리지 말아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이 도시는 살아가기에 너무 팍팍한 지역일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를 언제까지나 억눌러 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단경작의 폐해는 무엇일까?

많은 주민들이 나 하나 정도야 하는 생각으로 행하는 작은 땅에서의 무단 경작 행위는 한 사람의 즐거움과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설마 무슨 피해를 입힌다고 그럴까 하고 의아심을 가질 사람들을 위해 그 폐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 폐해를 살펴 보자면,

첫째, 산림 훼손이다.
산림은 대기를 정화시켜 주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를 공급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도시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원과 자원이 필요하다. 그 대가로 우리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잃어가고 있다. 그 잃어버리고 있는 물과 공기를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되돌려주는 도구로서 나무는 필요하다. 무단 경작은 그런 나무를, 산림을 우리에게서 앗아가는 역할을 한다.


둘째, 재해 발생의 위험이다.
무단 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땅은 대개 주택이나 아파트 단지 등의 인접지로 산기슭이다. 그 때문에 경사지를 절개하여 옹벽을 쌓아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단 경작은 자주 이 경사지 위나 옆에서 행해진다.
즉, 무단 경작으로 인해 성질이 변한 주변 토양이 물을 쉽게 흡수해 절개지나 경사지로 쓸려 내려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머금고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할 나무나 풀 등이 무단 경작으로 인해 제거되고, 빗물은 갈아엎어진 땅 깊이만큼 침투한 다음 계속해 공급되는 빗물과 함께 그 위의 흙과 함께 경사지나 절개지로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환경 오염이다.
경작자들은 작물을 재배할 시에 병충해 구제를 위해 농약을 사용한다. 그 농약은 좁은 경지 면적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농약은 고스란히 우리 주변의 하천이나 강, 또는 우리들의 입으로 들어간다.


넷째, 국가 예산의 낭비이다.
부산시에서만 하더라도 각 구군에서는 무단 경작의 폐해를 막고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푸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남아 있는 자투리땅에 나무들을 심고 가꾸는 데 드는 돈만 해도 작은 돈은 아니다.
그런데 무단 경작이 아니라면 내버려둬도 충분히 자연적으로 녹지로 확장될 땅이 무단경작으로 인해 벌거벗겨지고, 그 땅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시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런 되풀이에 드는 비용들은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인 것이다.



그 대책은 어떻게 하고 있나?

구청에서는 해마다 정비계획을 세워 무단경작지를 줄여나가려 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협조 없이는 무단경작지를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2002년에는 21,700㎡의 무단경작지에 왕벚나무 등의 나무를 심어 산림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정비를 했고, 올해도 계속 정비를 하고 있다. 구청에서는 또한 올해 무단경작 금지 경고 입간판 34개와 깃발 200개를 제작하여 무단경작이 많이 이루어지는 지역에 설치했고, 여러 통로로 주민들에게 무단경작의 폐해를 알리려 홍보 활동을 펴고 있다.
무단경작 행위는 엄연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이고, 무단경작 사실을 확인시 관계법에 의거 고발 조치함과 동시에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입간판 바로 밑에도 어느새 무단경작지를 다시 조성해 놓은 곳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일부 주민들은 무단경작을 하던 땅에 원상 회복을 위해 심어놓은 나무를 교묘한 방법으로 죽이거나 심지어는 뽑아버리고 다시 경작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구청에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무단경작지를 파악해 나가면서 경작자에게는 법규를 알려주고는 그 자리를 원상회복하고, 다시 무단경작 행위를 할 시에는 법에 의거해 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무단경작을 하는 장소나 사람을 발견할 때에는 주민들이 앞장서서 구청이나 관계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실 넓은 면적의 산림을 몇 명의 공무원이 전부 파악해서 무단경작 행위를 근절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민 모두가 우리의 생활 터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서야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유럽 등 선진국가에서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많은 활동들이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일까?

물론 그 대안은 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자면 주말 농장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찾자면 삼락동의 삼락강변공원에 있는 주말 농장을 들 수 있다. 이곳은 해마다 시에서 원하는 주민들에게 일정 크기의 토지를 임대해 주어 직접 농사를 짓게 하는 곳이다.
총 2만평의 땅에 각 필지마다 10평씩 1,040필지에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주말마다 상추, 파, 무, 시금치, 배추 등의 채소를 키우는 작은 기쁨을 안고 땅을 가꾸고 있다. 주말농장을 원하는 주민은 부산시 농업기술센터(☎305-0772)로 문의하면 된다.
현재 북구에는 그런 대규모의 주말 농장은 없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화명둔치지구 개발계획이 본격화될 때 가족공원의 일환으로 주말 농장을 개설한다면 많은 주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안 된다면 주민들에게는 조금 불편한 일이겠지만 부산을 벗어나 조금만 나가면 시골에는 임대할 수 있는 많은 논밭들이 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단체를 결성한다든지, 아니면 소수의 사람들이라도 공동으로 시골의 놀고 있는 논밭을 임대해서 주말농장으로 삼으면 될 것이다. 가족들과의 주말 나들이와 시골 생활의 즐거움을 맛보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주말농장을 분양해 주는 회사들도 있다. 가까운 김해부터 밀양이나 창녕 등지에 여러 회사들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말농장을 분양하고 있다.
종교단체나 시민운동단체 등에서도 주말농장 운영을 하는 곳도 있고, 그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멀리서 찾지 말고 지금 바로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검색창에 '주말농장'이라고 쳐서 넣기만 하면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