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특집 - 작은 도서관 마을문고가 주민생활로 스며든다

  • 2000-08-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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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을문고가 많이 변했다.
옛날 헌책방 같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아담하고 깨끗한 구포3동 마을문고, 넓은 공간으로 책을 볼 수 있도록 테이블도 갖춘 덕천3동, 신간위주로 대출이 가장 많은 덕천1동, 민원실 옆으로 옮겨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만든 구포2동, 만덕2동 등.
우리구 만의 우리동 만의 작은 도서관 마을문고가 주민 생활속에 스며들고 있다.
방학이라 학생들이 많이들 찾아왔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바쁘다.
덕천1동 문고는 하루 120권이 넘는 도서를 대출하고 있다. 봉사자들이 바빠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이다. 아직 시설이 완비되지 못해 요즘에 무척이나 덥다. 말 그대로 구슬같은 땀이 등으로 흘러내리고, 얼굴은 상기된 채 대출봉사에 최선을 다하는 그네들을 보면 동네사람을 내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이 엿보여 흐뭇하기 그지없다.
덕천1동 박민자 회장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원봉사를 하다보니 사랑으로 좋은 책을 권하게 되는 것 같다며, 덕천1동의 경우 한 번 빌려간 사람의 입소문을 통해 방문자가 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고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간 계속되면서 시설투자도 많이 되었다. 최근 개소한 덕천1동은 물론, 구포2동, 만덕2동은 1층 민원실 옆에 있어 주민이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도서 대출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늘었다. 만덕2동의 경우 2층에 있을 때는 대출이 하루에 4권 정도에 그치던 것이 지금은 40여권에 이른다.
덕천3동은 2층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공간을 넓히고 에어컨을 가동하고, 도서를 확충하는 등 시설투자를 한 7월이후 방문자수가 많이 늘었다. 하루 40명 이상 방문해 80여권 정도의 책을 빌려간다고 한다.
독서왕을 선발하기도 하고, 독후감 경진대회를 여는 등 주민들이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회를 열면서 그간 활성화를 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자원봉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만덕동 박미정씨는 그동안 집에만 있다 친구소개로 왔는데 우선 책을 많이 접할 수 있어 좋고, 아이들에게 엄마의 활동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봉사를 하러온 양덕여중 김하영, 민정 학생은 문고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숙제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학교 도서관은 잘 운영이 안되는데 여긴 잘돼 있어 계속 이용하고 싶다고 한다.
주민자치센터로 운영되는 만덕3동 마을문고는 자치센터 강좌가 있는 날에는 아침부터 늦게까지 대출을 하고 있다. 개인 도서대출카드를 만들어 도서와 회원관리를 한꺼번에 하고 있다. 최증수 회장은 적극적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주민들이 알고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함을 강조했다.
문고의 활성화를 위해선 신간도서의 구비와 함께 시설투자가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문고에 인터넷 카페를 설치해 공간 이용을 더욱 높일 계획인데, 문고가 이제는 정보를 찾는 주민공간으로 거듭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4~5년 전부터 각 동네마다 들어선 마을문고는 이렇게 주민들 생활에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구청에도 구정자료실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을문고의 사례-민원인 접근이 용이하도록 1층에 배치 등-를 바탕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민원이 한 곳에서 해결되는 민원바로서비스센터와 함께 1층에 두어 구민들이 기다리며 쉽게 책을 접하도록 주민에게 열어둔 작은 도서관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종이는 낡아도, 글은 낡지 않는 거 아니겠습니까

85년 지하철문고와 함께 시작해 비슷한 처지에 처해 있는 구포역문고, 처음 시작할 당시는 2500여권 서적으로 출발, 매년 3~4차례 7~8백권씩 책을 보충하지만 책장은 비어있었다. 시민의식… 15년이 지난 지금도 보고나선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 것은 여전했다.
구포역문고는 박용수씨가 새마을문고 회장직에 있을 당시 MBC문화대상 상금으로 대만의 도서관 문화에서 착안해 지역에 있는 구포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집안의 장식된 책보다는 돌려가면서 보는 책이 책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라는 박용수 씨는 가져가더라도 본다면, 지금도 보고 있는 중이며, 언젠가는 책을 가져올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한다.
구포역문고

최종수정일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