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북구평화통일 자문회의 임말용회장

  • 1997-01-27 00:00:00
  • admin
  • 조회수 : 1137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북구평화통일 자문회의 임말용회장
“나라의 흥망성쇠도 국민 개개인의 정신력에 달려있어요”
“삶의 무게는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라 봅니다. 요즘 호화 해외여행이다, 사치성 외제품 수입이다 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모두들 각성해야 합니다. 애국이 별겁니까? 있는 돈 뜻있게 쓰고 검소하게 사는 것이지요.”
나라의 흥망성쇠도 결국 국민 개개인의 정신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임말용(71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구협의회 회장은 부산 토박이로 직물공장과 무역회사를 설립해 사업가로서 자수성가한 인물. 재력도 상당하나 지금까지 자가용이 없을 만큼 본인을 위한 씀씀이는 되도록 줄인다. 그 돈으로 더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대학교 조교수를 할 때 의논없이 자가용을 구입하여 타고 다니는 것을 알고 회장은 자신이 타고 다니던 차를 처분해 버린 일화가 있다. 필요없는 승용차를 구입하는 것은 아무리 자식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것.
“물질에 너무 의존하면 점차 황금만능주의에 젖어들어 결국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기가 어렵지요.”
자꾸만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서양 문화의 무분별한 모방으로 ‘우리것’을 잃어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너무 예의 범절이 없어요. 지난번 새벽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인데 젊은이가 불쑥 나타나 한다는 말이 담배를 달라는 것입니다. ‘담배가 없어서 미안합니다.’하고 말았지만, 정말이지 요즘 젊은이들의 가치기준을 알 수 없어요. 특히 젊은이들 인사한다는 것이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데, 인사는 따뜻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 형식적이면 무슨 필요가 있어요?”
삼강오륜 얘기하면 구시대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현세태를 개탄하면서 항상 우리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자신을 갈고 닦는 정신수양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임회장은 지적한다.
특히 지난 87년부터 자신의 사무실을 서당으로 만들어 구청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오고 있는데 현 세태를 반영하듯 회원들이 자꾸만 줄어가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임회장은 후덕하고 정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알게 모르게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많이 돕고 있다고 주변사람들은 한결 같이 얘기한다. 또한 모든 일에 생색내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임회장은 ‘성공한 북구 출신 지역인사들에게 지역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달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난 91년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93년부터 지금까지 이 단체의 회장직을 맡아오면서 고희의 나이도 잊은 채 탁월한 지도력과 추진력으로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해오다 지난 12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두터운 신망으로 우리 모두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 보다 내실을 더 소중히 생각한다는 임말용 회장.
그의 평통 사무실에는 ‘짧은 일생을 영원한 조국에’란 휘호가 걸려 있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