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더불어 사는 삶 - 무명 코메디언 ? 김순애씨

  • 1999-02-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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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내 삶의 전부

천사같은 여자 김순애씨. 그는 94년부터 덕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다 98년 제6회 북구청 모범구민상 봉사부분 수상자로서 자기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14년전 화목했던 김순애씨의 가정에 남편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게되고, 또 3년 후 아들마저 사고로 잃게 된다. 그 충격으로 쓰러져 약 2년동안 병원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완쾌되면 절대로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고 그것이 자원봉사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사랑과 봉사는 물질적으로 많이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라고 하면서 그런 것은 잠깐의 편안함을 줄 수 있을 뿐 진실로 사랑을 필요로 하고 삶에 지치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순애씨는 과거엔 사람과 가까이 하지도 않았고 말수도 적었으나 장애인과 노인들을 돌보다 보니 그분들에게 웃음과 즐거움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 무명 코메디언 노릇도 한다.
이제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금방 알아 차릴 수도 있게 됐다.
비록 자원봉사기간(6년)은 그리 길지 않지만 봉사의 참뜻을 알고 온 정성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셔왔기 때문에 지금은 거동 불편자나 독거노인의 이름은 거의 다 외운다고 한다.
김순애씨는 남들이 다하는 백화점 쇼핑은 꿈도 못 꾼다고 한다. 아침 설거지가 끝나면 곧바로 덕천종합사회복지관으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복지관에만 들어서면 아무리 피곤하고 아픈 몸이지만 힘이 난다. 그곳에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그는 화장도 거의 하지 않는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자신에게 신경을 쓰면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쓸 수 없으며 또한 그만큼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김순애씨를 자기 개인적인 것을 모두 포기한 수도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거동이 불편한 중풍, 치매노인들의 설거지, 빨래를 하고 나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병원에도 가고, 겨울철에는 소년소녀가장들이나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김장과 밑반찬도 해서 나눠주기도 하며 중풍, 치매노인, 시각장애인들의 형제 자매 역할을 하고 있는 천사와 같은 여자다.
지난 연말 구민봉사상을 수상한 이후 자기자신의 즐거움에서 우러나오는 봉사정신이 지금은 오히려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조용히 봉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김순애씨에게 있어서 봉사는 삶의 전부인 것이다.
-임채열 명예기자 -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