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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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분해하는 「바이오래」 개발

  • 1999-08-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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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부패냄새 없는 깨끗하고 편리한 환경친화적 제품, 일본에서 큰 호응

너무 몰라 실패를 많이 했다.
기계안의 나사가 자꾸 없어져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세균이 나사를 파먹는 것이었다.

우리지역에 기존의 음식물쓰레기 분해방식을 뛰어 넘는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이 있다. 벤처기업으로 인증된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4년여 기간의 연구 성과를 일본시장을 무대로 시판하고 일본제품과 비교해 우월함이 입증되기도 했다는 보경하이텍(대표이사 김회수)을 찾아 가 보았다.
쓰레기를 분해하는 것은 박테리아, 화공약품, 세라믹 등이다. 이 중 박테리아 균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해 공기중으로 날려버리는 기술을 개발한 보경하이텍.
보경하이텍은 올해 6월 7일 벤처기업으로 확인받고 지난 4년간의 연구 성과인 ‘음식쓰레기 먹는 고래 바이오래’를 시판하기에 이르렀다. 바이오래는 수소(H), 탄소(C), 질소(N)로 구성된 음식쓰레기를 분해해 수소와 탄소는 물과 탄산가스로 공기중으로 날려보내고 퇴비의 주성분인 질소만 남기게 하는 기술을 응용했다.
20만여종 중에서 찾아낸 바이오균은 하루만에 음식쓰레기의 전량을 분해하는데 번식이 강해 한번 넣으면 거의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균을 사용한 바이오래는 효소를 넣지 않아도 되며 폐수 배출이 없고, 부패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4~5인 가족을 기준으로 1kg을 처리하는데 부피가 작아 설치가 쉽고, 뚜껑만 덮으면 저절로 작동된다. 발효, 소멸중인 쓰레기는 무공해 퇴비로 이용할 수 있다. 원재료가 모두 스텐으로 되어 있고, 기계를 돌리는 반도체 비용 등을 생각해 현재 가격은 1kg 한 대당 50만원을, 5kg 한 대당 200만원을 하한선으로 두고 있다.
김회수 대표이사가 쓰레기 분해기를 만들게 된 동기가 있다면 환경을 생각하는 시대를 대비한 사업을 구상한 것이 계기라면 계기다. 자주 만나던 업체사장 친구가 또 우연하게도 미생물학 박사였는데 가끔 박테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실전에 옮겨보게 되었다고 한다.
김회수 대표이사는 처음 ‘바이오래’를 만들때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데 “너무 몰라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기계안의 나사가 자꾸 없어지고 해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이오균이 나사를 파먹는 것이었어요”라고 바이오균이 철까지도 분해하는 사실을 몇번의 실패끝에 발견해냈다고 한다.
현재 수출용을 생산중이며, 국내시판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장옆 음식점과 김회수 이사의 집, 그리고 친한 친구 몇 집에 써보라고 선물한 정도다.
공장과 한 건물을 쓰는 통에 공짜로 쓰레기 분해기를 사용하는 음식점 주인은 ‘3개월째 쓰고 있는데 너무 편리하다’면서 ‘쓰다가 안쓰게 되면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 가게는 10평정도로 배달음식도 좀 있는 편인데, 하루 3~5kg의 음식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구에서도 이런 기기를 사용해야 할 곳이 많다. 만덕 불고기 단지는 텃밭이 있어 퇴비도 필요하고 음식물쓰레기도 많은 곳이다.
어느 농장에서는 용량이 아주 큰 것을 만들어 주면 농장에서 다른집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고, 이를 또 퇴비로 사용했으면 한다지만 아직 5kg보다 더 큰 용량은 여러가지 문제로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농장 입장에서 보면 다른집 수거비도 벌고 자체 수거비도 없어지는 것이며, 퇴비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2중3중의 재정적인 이득도 있다. 이를 환경으로 생각해봐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EM효소는 냄새와 사용에 손이 많이 갔으며, 기존에 나와 있는 분해기는 균을 계속 넣어주어야 하거나 형태가 변형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수출하고 있는 제품은 지난 4년동안 아직 제품자체의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일본 현지 신문들은 일본제품과 비교해 ‘바이오래’가 우월하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사실 음식쓰레기는 물기와 소금기가 제일 문제다. 이렇게 물기를 제거하고, 부피를 줄이더라도 염분을 없애지는 못하는데 퇴비 조건보다 아직 염분이 많다. 그래서 일본 현지에서는 식물에 바로 쓰지 말고 다른 재료와 섞어 쓰거나 뿌리에 직접 쓰지 말고 좀 거리를 띄워 쓰도록 권하고 있다. 곧 국내에도 시판될 예정인데 현재 대리점을 모집중이고, 수량이 많아지면 단가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환경문제에서 앞선 일본은 가정이 음식쓰레기 분해기를 사고 구청에 영수증을 가져가면 대금을 전액 보조해 준다. 구청은 수거비, 처리비를 줄이는 셈이지만 음식쓰레기 수거에서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음을 보여 주는 예라고 생각된다.
현재 가정에서의 처리비용(효소사용, 수거비, 쓰레기 봉투 등)을 생각하면 바이오래의 사용이 당장에 수지가 맞는 것은 아니지만 편리함과 깨끗함, 지역의 환경까지 생각한다면 앞으로 많은 수요를 필요로 할 것이다. 시나 구의 재정부담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일본의 예처럼 우리 시나 구도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환경을 생각한 지원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문의 : 보경하이텍 ☎ 343-4477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