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가족이 함께하는 여름여행 - 1

  • 2003-06-25 00:00:00
  • admin
  • 조회수 : 430

길을 따라 나서다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다.
그 길들은 저마다 특색을 지니며
어떤 길은 서로 연결되고
또 어떤 길은 산 위에서 끝나기도 한다.
살아간다는 것이 자주
갈림길 위에서
어느 길을 선택하는가와 같은 것이라는
앞 사람의 말처럼
어느 길을 찾아 나서는가에 따라
우리들의 일상은 달라지곤 한다.
그 많은 길들 중에 온 가족이 함께,
또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부모들을 위해
아이들이 홀로 갈 수 있는 길을 소개한다.


여름밤, 숲 속에서 계곡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반딧불이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나요? 아주 옛날의 일이라구요? 그 속에서 가족들이 밤하늘을 가로질러 흐르는 별
똥별에 대고 소원도 빌고, 어둠이 장막처럼 푸근하게 주위를 감싼 곳에서 손만 멀리 내밀어
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런 경험을 당신의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지 않나요? 가
족들이 모여 작은 불빛 하나로 얼굴을 밝히고 작은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야길 주고받는 느
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지 않나요?
도시에서의 삶은 어쩌면 참 건조합니다. 장마철의 안개비나 또는 장대비가 주위를 적셔도
그 건조함은 쉬 가라앉질 않습니다. 저녁에 가족들이 모처럼 식탁 앞에 모여 앉아도 하루
일과에 지친 몸은 좀처럼 서로 따뜻한 이야기들을 나누기 어렵게 합니다. 그런 나날 속에서
가족 서로간의 끈은 약해지고 서로에게 보내는 신뢰의 눈길은 드물어집니다.
여름은 그런 면에서는 참 좋은 계절이지요. 방학과 여름 휴가, 가족들이 서로 튼튼한 신뢰로
사랑의 끈을 묶고, 서로에게 따뜻한 눈길과 말을 나눌 수 있게 해 주는 계절입니다.
그런 장소를 찾아 떠나 보고 싶다고요? 좋습니다. 대신 어떤 길을 찾아 떠나든 그것은 당신
의 몫입니다.


여름 축제를 찾아서

우리 나라에도 많은 축제가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시대가 되고 나서 그 축제들이 많이 생겨
났지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 고장들의 전통과 긍지를 되살리고자 하는 많은 땀방울들
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선 부산부터 볼까요? 부산에서는 바다축제가 여름에 벌어집니다. 장소는 부산 곳곳에 박
혀 있는 6개의 해수욕장에서 다양하게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록 페스티발도 있고, 장
기자랑 코너도 있습니다. 이 축제는 부산광역시 홈페이지를 찾아보시면 금방 그 일정을 알
수 있으니 소개 따위는 그만 두겠습니다.
거창에서는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립니다. 거창 같은 산 깊은 골에 국제연극제가 열린다는 것
도 재미있지요? 그리고 그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알차다는 것을 알면 더욱 그렇지요. 가족
이 함께 지리산 자락의 푸르른 녹음에 묻혀 여름을 보내면서 연극에 빠져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의 유교 문화를 체험시켜 주고 싶다고요?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그 유
구한 전통의 힘을 느껴보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산청의 선비문화축제를 느껴보세요. 산청에
는 시천면에 덕천서원이 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는 서원이지요. 그곳에서 옛 선비
들의 훈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을 기억하시죠?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그 흔적은 통영의 한
산대첩기념제에서 되살아납니다. 통영의 나전칠기와 갓, 통영오광대와 옛 바다에서 일어났던
해전의 재현도 가족들을 흥분시킬 것입니다. 참, 그곳에는 충무김밥도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대표적인 축제들을 대강 당신의 앞에 펼쳐 보았습니다. 더 먼 길을 가고 싶으신
분은 장소가 좁은 관계로 이름만 가르쳐 드릴께요.
전북 무주에는 해마다 반딧불축제가 열립니다. 올해는 8월 22일부터 30일까지 한답니다. 무
주 남대천 일대의 풍광과 덕유산은 덤입니다.
충남 보령에서는 머드축제가 있습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7월 19일부터 25일까지 머드로 온
몸을 감쌀 수 있을 겁니다. 대천해수욕장은 100m를 걸어가도 물이 키를 넘지 않습니다. 대
신 밀물이 오면 조심하세요. 언제 당신을 삼킬지 모르니까요.


자연과 함께

여름을 자연과 함께 하고 싶으시다고요? 요즘은 그런 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많은
곳에서 그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장소와 일정은 당신이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겁니다.
여름이면 무턱대고 길 위로 나서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 까닭입니다.
가까운 곳부터 볼까요?
진주 이반성면에는 경상남도수목원이 있습니다. 문을 연 지가 오래 되지 않아 아름드리 수
목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무박물관이나 작은 동물원, 화훼원과 수생식물원은 가족들의
나들이길로 괜찮습니다. 넓은 잔디밭과 옛 신작로를 그대로 살려 조성한 메타세콰이어 가로
수 산책길도 좋습니다.
자연휴양림을 가 보셨나요? 숲 속에서의 하룻밤, 참 드문 기억이지요. 휴가철에는 붐비지만
그 철만 비키면 조용하고 좋습니다. 숲 속에서 신선한 공기와 냄새로 온몸을 적실 수 있습
니다.
가까운 곳에도 많아요. 경상남도에만 휴양림이 용추, 금원산, 간월, 신불산, 지리산, 중산, 거
제, 남해편백 등 많이 있습니다. 이 휴양림들에 대한 정보는 아래 표에 있는 휴양림 홈페이
지에서 찾아보세요.
휴양림에서 숲을 느끼며 가족과 함께 여름밤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은 일찍 예약을
하셔야 할 겁니다. 휴양림에서의 숙박은 통나무집 등의 자체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와 텐트
를 설치해서 지내시는 겁니다. 통나무집 등은 수용 인원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성수기에
는 몇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텐트를 치는 것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휴양림에
는 텐트를 치기 좋게 평상 형태의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신 찾아가실 때에는 미리 그곳의 운영 주체가 누군지는 확인하셔야 할 겁니다. 자연휴양
림은 국영, 공영, 사영이 있는데, 아무래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좀 시끄럽습니다.
바다는 왜 빼 놓느냐고요? 사실 여름하면 바다부터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부
산에도 바다는 많지 않습니까? 요즘 바다는 여름이면 사람 반 물 반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
닙니다. 조금 조용한 곳을 찾으시려면 발품깨나 팔아야 합니다. 유명하지 않은 곳이 조용합
니다. 뒤져보시면 괜찮은 바다가 꽤 많은 곳이 우리 나라입니다. 대신 그곳에서는 조금 불편
을 감수하셔야 합니다. 유명하지 않고, 사람이 적은 대신 편의시설도 적으니까요. 거제도와
남해도를 뒤져보면 조용한 곳이 꽤 있습니다.

최종수정일2020-11-20